AI 패권 전쟁, 협력은 가능한가
미중 AI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연구·인재·자본의 국경 간 이동이 막히고 있다. 분열된 AI 생태계가 한국을 포함한 중견국에 어떤 의미인지 짚는다.
협력과 경쟁 사이, AI는 어느 쪽을 선택할까?
인공지능은 인터넷처럼 국경 없이 퍼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코드는 복사되고, 논문은 공유되고, 인재는 이동한다. 그런데 지금 그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국가 안보 자산으로 규정하면서, 연구·자본·인재의 흐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글로벌하지만 파편화된 AI 생태계
이달 홍콩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실리콘밸리의 사이버보안 기업가 존 웨일리는 현재의 AI 산업을 이렇게 묘사했다. "글로벌하지만 파편화되어 있다." 세 차례 창업에 성공한 그의 눈에도 지금의 분위기는 이례적이다. 각국이 자국의 AI 역량과 데이터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과거처럼 자유롭게 기술이 오가던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고 있고, 중국은 자국 AI 모델의 해외 유출을 경계하며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재 이동도 달라졌다. 미국 대학원에서 AI를 연구하던 중국 유학생들이 비자 심사에서 걸리는 사례가 늘었고, 반대로 중국 빅테크에서 일하던 연구자들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직하는 경로도 좁아지고 있다. 자본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자국 벤처캐피털이 중국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시행 중이다.
왜 지금인가
이 흐름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25년 이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이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중국 스타트업이 미국 최고 수준의 모델과 견줄 만한 AI를 훨씬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고음으로 작용했다. "기술 봉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졌고, 이는 더 촘촘한 규제와 더 강한 자국 우선주의로 이어졌다.
동시에 AI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각국 정부의 경계심도 높아졌다. 자율 드론, 사이버전, 정보전에 AI가 실제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AI는 민간 기술"이라는 구분 자체가 흐릿해지고 있다.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위치는 늘 불편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 시장 의존이라는 두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미국 또는 중국의 클라우드·칩 생태계 중 하나에 더 기대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한국 정부는 "AI 강국"을 선언하며 수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기엔 시장 규모와 인재 풀 모두 한계가 있다. 결국 한국 기업과 연구자들은 파편화된 글로벌 AI 질서 속에서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아니면 양쪽 모두와 거래할 수 있는 중립 지대를 찾을 수 있을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협력은 정말 불가능한가
흥미롭게도,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협력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후변화 대응, 바이오 연구, 팬데믹 예측 같은 분야에서 AI는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할 수 없는 글로벌 공공재적 성격을 띤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도 여전히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싣고, 같은 콘퍼런스에서 발표한다. 정치적 장벽이 과학적 교류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협력의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기밀 보호 논리가 학문적 개방성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 웨일리가 홍콩에서 던진 질문은 결국 이것이다.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수 있는 규칙을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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