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중앙은행 금고에 들어갈 수 없는 이유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지적한 비트코인의 구조적 한계. 추적 가능성과 프라이버시 문제로 중앙은행 보유자산 부적합 논란
1,90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시장. 하지만 정작 중앙은행 금고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페이스북 초기 임원 출신 억만장자 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던진 이 도발적 진단이 암호화폐 업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투명성이 독이 된 순간
팔리하피티야가 지적한 비트코인의 '구조적 결함'은 바로 추적 가능성이다.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되는 비트코인의 특성상, 특정 코인이 과거 불법 활동에 연루됐다면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중앙은행이 요구하는 핵심 조건인 '대체 가능성'을 훼손한다. 금 1온스는 어떤 금 1온스와도 동일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일련번호가 적힌 지폐처럼, 각각의 비트코인이 고유한 '이력서'를 갖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비트코인을 공식 보유한다고 밝힌 중앙은행은 체코 국립은행 단 한 곳뿐이다. 이 숫자가 말해주는 바가 크다.
금고지기들의 딜레마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팔리하피티야의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국가의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기관이 '깨끗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자산을 보유하기는 어렵다. 특히 국제 제재나 자금세탁 방지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반면 Strategy(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기업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는 전략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암호화폐 거래소 셰이프시프트 창립자 에릭 보르히스는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를 확신한다면 일관된 전략"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투자자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커뮤니티 EBITDA' 같은 새로운 지표로 설명해야 하는 금융 구조는 위험 신호"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스테이블코인이 대안일까
흥미롭게도 팔리하피티야는 비트코인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디지털 금융 혁신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금 담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했다. 금의 프라이버시와 대체 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결제의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헤지펀드 거물 레이 달리오가 최근 "금은 오직 하나뿐"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전통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지위는 여전히 공고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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