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독주, 이번 주말에 끝날 수도 있다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로켓이 재사용 부스터 발사에 도전한다. 성공하면 스페이스X의 독점이 흔들리고, 위성 인터넷 시장의 3파전이 본격화된다. 한국 통신 산업에도 변수가 생긴다.
스마트폰 우측 상단, 그 작은 '서비스 없음' 표시. 산속에서, 바다 위에서, 비행기 안에서 우리를 좌절시키는 그 네 글자를 없애는 싸움이 이번 주말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팔콘9의 아성에 도전하는 뉴글렌
이번 일요일 아침, 블루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글렌(New Glenn)이 발사대에 선다. 이번 발사에서 주목할 점은 새 로켓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두 번째 임무에서 발사 후 회수된 1단 부스터를 그대로 재사용한다. 로켓 발사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단 부스터를 재활용할 수 있느냐—이것이 스페이스X팔콘9이 발사 시장을 장악한 핵심 비결이었다.
팔콘9은 현재 전 세계 궤도 발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재사용 가능한 궤도급 로켓을 상업적으로 운용하는 기업이 사실상 스페이스X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뉴글렌이 이번 부스터 재사용에 성공한다면, 그 독점 구도가 처음으로 균열을 맞는다.
왜 아마존이 이 발사에 목을 매는가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이지만, 이 발사가 절박한 이유는 아마존의 사업 계획과 직결되어 있다. 아마존은 현재 카이퍼(Project Kuiper) 프로젝트를 통해 저궤도(LEO)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원웹(OneWeb)과 정면 경쟁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위성 수백 개를 궤도에 올려야 하는데, 재사용 로켓 없이는 발사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아마존은 ULA, 아리안스페이스 등 외부 발사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는 비용 면에서 스타링크와의 경쟁에서 구조적 열위를 의미한다. 뉴글렌의 재사용 능력이 입증되면 아마존은 비로소 자체 발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위성 인터넷 시장은 스타링크, 원웹, 카이퍼의 3파전으로 재편된다.
한국과의 연결고리: 통신 지형이 바뀔 수 있다
이 경쟁이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스타링크는 이미 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KT, SKT, LG유플러스 같은 국내 통신사들은 위성 인터넷의 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서·산간 지역 커버리지, 해상 통신, 재난망 구축 등에서 저궤도 위성의 역할이 커질수록 국내 통신 인프라 전략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카이퍼가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고 스타링크와 가격 경쟁을 벌인다면,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나는 동시에 국내 통신사들의 위성 사업 전략에도 압박이 가해진다. KT SAT 같은 국내 위성 사업자들이 이 경쟁 구도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물론 이번 발사가 성공을 확정하는 건 아니다. 뉴글렌은 첫 번째 임무에서 부스터 회수에 실패했고, 두 번째에서 처음 성공했다. 재사용 발사는 세 번째 도전이다. 팔콘9이 지금의 신뢰성에 도달하기까지 수십 번의 발사와 실패가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번의 성공이 곧 상업적 경쟁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스페이스X는 이미 팔콘9 부스터를 20회 이상 재사용한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이 그 수준의 운용 신뢰성을 갖추려면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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