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쟁 5주 차에 다시 흔들렸다
후티 반군 참전, 미군 지상군 배치, 이란의 알루미늄 시설 공격까지. 중동 전쟁이 확전되며 비트코인이 6만5천 달러대로 급락했다가 반등했다. 유가 115달러 시대, 내 포트폴리오는 안전한가?
5주 전 전쟁이 시작됐을 때 비트코인은 6만4천 달러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시장은 매번 악재를 소화하며 바닥을 높여왔다. 그런데 이번 주, 처음으로 그 흐름이 깨졌다.
3월 30일 새벽, 비트코인은 6만5,112달러까지 밀렸다. 개전 첫날 이후 최저치다. 아시아 시장이 열리며 6만7,402달러까지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이 진짜 주목해야 할 건 가격 숫자가 아니라 이 반등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다.
이번엔 뭐가 달랐나
지난 5주 동안 중동 전쟁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삼각 구도 안에서 움직였다. 그런데 이번 주말, 전선이 동시다발적으로 확대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전쟁에 직접 가담하며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미국은 추가 지상군을 중동에 파견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군사 작전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지만, 핵 시설 직접 타격이라는 시나리오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 자체가 시장엔 충분한 충격이었다.
거기에 이란이 역내 알루미늄 생산 시설 두 곳을 공격하면서 전쟁의 경제적 파장이 에너지를 넘어 산업 원자재로까지 번졌다. 브렌트유는 2.5% 올라 배럴당 115달러에 거래됐다. 연초 대비 무려 90% 상승이다. 알루미늄은 하루 만에 6% 급등했다.
주식시장도 흔들렸다. 한국 코스피 벤치마크 지수는 기술주 매도세에 3.2%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도 3.4%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집중 타격을 받았다. S&P 500 선물은 초기 낙폭을 일부 회복해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기술적으로 뭔가 달라졌다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 5주간 묘한 패턴을 만들어왔다. 전쟁 첫날 6만4천 달러에서 바닥을 찍은 뒤, 악재가 터질 때마다 저점이 높아졌다. 6만6천 → 6만8천 → 6만9,400 → 7만596달러. 시장이 전쟁을 '소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다.
그런데 이번 주 6만5,112달러는 그 흐름을 처음으로 깼다. 바닥이 낮아진 것이다. 이게 일시적 이탈인지, 아니면 5주간 유지된 상승 구조의 붕괴 시작인지가 이번 주 시장의 핵심 질문이다.
이더리움은 2% 반등해 2,044달러, 솔라나는 0.9% 올라 83.48달러, XRP는 1.4% 상승해 1.35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BTC -1%, ETH -0.9%, XRP -1.9%, SOL -3.7%로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다. 유일하게 트론(TRX)만 주간 +4.6%로 조용히 선전했다.
진짜 문제는 연준이다
유가 115달러, 알루미늄 급등. 이 숫자들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에너지 비용이 올라서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금리 인하를 두 차례 예고했었다. 그런데 전쟁발 인플레이션이 에너지를 넘어 산업 원자재까지 번지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이 사라진다. 금리 인하 지연은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달러 강세는 통상 비트코인에 역풍이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변수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원화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더 복잡한 계산이 된다. 달러로 사야 하는 비트코인이 원화로는 더 비싸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승자와 패자
이 국면에서 명확한 수혜자는 원유 생산국과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다. 반면 항공·해운·철강·자동차처럼 에너지와 알루미늄을 대량 소비하는 산업은 원가 압박이 커진다. 현대차, 기아처럼 알루미늄을 차체에 쓰는 제조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암호화폐 투자자 중에서는 단기 트레이더보다 장기 보유자(HODLer)의 심리가 더 중요해졌다. 지금처럼 거시 불확실성이 높은 구간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기능하는지, 아니면 위험자산으로 함께 팔리는지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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