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피로감이 만든 새로운 시장
디지털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아날로그 제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새로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덤폰 판매 25% 증가, 공예용품 136% 성장의 배경을 분석한다.
25%. 작년 한 해 동안 덤폰(기본 기능만 있는 휴대폰) 판매가 늘어난 비율이다. 스마트폰이 일상의 필수품이 된 지 15년, 이제 사람들은 거꾸로 걷기 시작했다.
미국 공예용품 전문점 마이클스는 지난 6개월간 매출이 136%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이 퍼즐 맞추기, 뜨개질, 목공예 등 손으로 직접 만드는 활동에 다시 빠져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알림도, 구독료도, 피드백 요청도 없다는 것.
하루 12시간, 화면을 보며 사는 삶
아이세이프(Eyesafe)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 태어난 아이는 평생 21년을 화면 앞에서 보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체 인생의 4분의 1, 깨어있는 시간의 40%가 넘는다.
"내 상담실에서 스크린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정신건강 전문가 알렉산드라 크로머는 말한다. 과도한 화면 노출은 외로움, 고립감,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눈의 피로가 아니다. 기술 컨설팅 회사 휴먼 보이스 미디어 CEO 밥 허친스는 "우리는 저항감을 갈망한다"고 설명한다. "오래된 종이의 냄새, 펜이 종이 위를 긁는 느낌, 바이닐 레코드의 무게감. 이런 것들이 우리를 현실에 닿게 한다."
편의성보다 의식을 선택하는 사람들
아날로그 회귀는 완전한 디지털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신 의도적인 대체를 뜻한다. 허친스는 "스마트폰을 강물에 던지는 게 아니라, 저녁 요리할 때 다른 방에 두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람들은 편의성을 포기하고 의식(ritual)을 택하고 있다. 태엽을 감아야 하는 기계식 시계를 사고, 즉시 삭제할 수 없는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오직 손글씨만을 위한 노트북을 구입한다. 이는 '항상 켜져있는' 상태에 대한 반란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인간의 주의력을 되찾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림을 끄는 이유는 숨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중하기 위해서다"라고 허친스는 강조한다.
직장에서도 경계선 긋기
아무리 아날로그를 추구해도 직장에서는 디지털 도구를 쓸 수밖에 없다. 크로머는 "업무에서 기술과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면서도 "엄격한 시간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핵심은 '기술 혐오'가 아닌 '기술 절제'다. 허친스는 "즉시 응답에 대한 기대는 현대 직장의 일부가 됐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화요일 밤 9시에 이메일에 답한다는 것은 당신이 화요일 밤 9시에 업무 가능하다는 의미를 동료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배치 처리'한다. 3분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대신 하루에 3번만 확인한다. 기술을 목줄이 아닌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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