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시장, 30년 만에 지각변동
차터가 콕스 인수로 컴캐스트를 제치고 1위 ISP로 등극. 독과점 심화 우려와 소비자 요금 인상 가능성 분석
3,150만 고객이 새 주인을 맞는다
미국 케이블 업계에서 30년간 지켜온 순위가 뒤바뀐다. 스펙트럼 브랜드로 유명한 차터 커뮤니케이션즈가 금요일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콕스 인수 승인을 받았다. 345억 달러 규모의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차터는 컴캐스트를 제치고 미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된다.
현재 차터는 2,970만 명의 인터넷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컴캐스트는 3,126만 명이다. 콕스의 590만 고객까지 더하면 차터의 고객 수는 3,560만 명으로 급증한다. 1위와 2위 사업자 간 격차가 400만 명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독과점 우려 vs 지역별 경쟁 논리
반대론자들은 이번 인수가 소비자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립 사업자인 콕스가 사라지면 차터와 컴캐스트가 담합해 요금을 올리기 쉬워진다는 논리다. 실제로 미국 케이블 인터넷 요금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씩 올랐다.
하지만 FCC는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차터와 콕스가 직접 경쟁하는 지역이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케이블 시장은 지역별로 사실상 독점 구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인수 후에도 지역 내 경쟁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다른 지역을 담당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서울에서는 두 회사가 경쟁하지만, 부산은 한 회사만 서비스한다면 인수합병이 소비자에게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리다.
아직 남은 관문들
FCC 승인은 첫 번째 관문일 뿐이다. 차터는 여전히 법무부의 반독점 심사와 캘리포니아, 뉴욕 등 주요 주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법무부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캘리포니아주는 콕스 고객이 180만 명에 달하는 핵심 시장이다. 뉴욕주 역시 120만 명의 콕스 고객이 있어 주정부의 결정이 거래 성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승인 과정이 6개월에서 1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사이 경쟁사들은 대응 전략을 준비할 시간을 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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