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알의 포도와 한 그릇의 떡국: 세계가 2026년을 맞이하는 '맛있는' 방식

단 12초 만에 결정되는 1년의 운세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스페인 사람들은 자정이 울리는 종소리에 맞춰 포도 12알을 먹으며 새해 행운을 빌곤 합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는 저마다의 역사와 의미를 담은 새해 음식이 있습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번영과 건강, 그리고 전진을 기원하는 전 세계의 식탁을 PRISM이 들여다봤습니다.

서구권의 식탁: '전진'과 '금전운'을 먹다

미국 남부에서는 1840년대부터 기록된 호핑 존(Hoppin' John)을 즐깁니다. 검은 눈 완두콩과 쌀, 돼지고기를 섞어 만드는데, 콩은 동전을, 함께 곁들이는 채소는 지폐를 상징합니다. 유럽의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돼지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돼지는 코를 앞으로 들이밀며 먹이를 찾기 때문에 '발전'을 의미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식탁 위에 설탕과 아몬드로 만든 마지팬 돼지(Marzipan Pig) 장식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아시아와 지중해: 장수와 풍요를 향한 기원

일본의 새해 전야에는 토시코시 소바(Toshikoshi Soba)가 빠지지 않습니다. 메밀면의 긴 길이는 장수를, 잘 끊어지는 식감은 지난 한 해의 액운을 끊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의 떡국은 순수함과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하얀 떡을 사용하며, 이를 먹어야 진정한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중해의 그리스에서는 대문 위에 걸어두었던 석류를 바닥에 던져 깨뜨립니다. 흩어지는 씨앗의 수가 많을수록 그해의 행운도 커진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