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동남아시아 정세 결산: 전쟁과 관세, 그리고 민주주의의 시련

악수했지만 주먹은 여전히 쥐고 있다. 2025년 동남아시아는 경제적 도약과 정치적 불안이라는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 한 해였다. 니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은 군사적 충돌과 무역 전쟁,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갈망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2025년 동남아시아 정세 결산: 국경 분쟁과 내전의 그늘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의 오랜 국경 분쟁은 올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25년 7월과 12월에 발생한 양국의 무력 충돌은 민족주의 세력의 결집과 더불어 지역 안보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캄보디아 측 군인 가족들은 5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갈등으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

미얀마의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5년 가까이 이어진 내전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군부 정권은 수주 내에 총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세안(ASEAN)과 서방 국가들은 정당성이 결여된 선거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와 캄보디아 내부에 깊게 뿌리내린 사이버 범죄 조직 '스캠 센터' 문제는 국제적인 골칫거리로 남았다.

트럼프 관세 쇼크와 엇갈린 경제 성적표

경제 분야에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상호주의 관세' 정책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지역 전체에 불확실성이 확산됐으나, 국가별 대응은 엇갈렸다. 베트남은 공급망 다변화의 수혜를 입으며 견고한 성장을 이어간 반면, 태국은 정치적 불안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취임 첫해부터 험로가 이어졌다. 1,1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홍수와 산사태 상황에서 그가 외국 원조를 거부하자 민심은 크게 동요했다. 한편, 동티모르가 오랜 노력 끝에 아세안 정식 회원국이 된 것은 올해의 드문 낭보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