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첫 여성 총리 칼레다 지아 별세 2025: 남아시아 정치의 한 시대 폐막

방글라데시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첫 여성 총리였던 칼레다 지아가 향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오랜 투병 끝에 전해진 이번 비보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방글라데시 정치권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민족주의자당(BNP)은 지아 전 총리가 2025년 12월 30일 오전 6시경 다카의 에버케어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그녀가 신부전, 심장병, 폐렴 등 복합적인 질환으로 위독한 상태였으며, 고령의 나이로 인해 다각도 치료가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칼레다 지아 별세와 방글라데시 정치 지형의 변화

지아 전 총리의 생애는 방글라데시 현대사와 궤를 같이한다. 1981년 남편인 지아우르 라만 대통령이 암살된 후 정치에 입문한 그녀는, 1991년 방글라데시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르며 민주화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이후 오랜 경쟁자였던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와 수십 년간 권력을 번갈아 쥐며 이른바 '두 여인의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그녀의 정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시나 정권 하에서 부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으나, 올해 초 학생 주도의 반정부 시위로 하시나 전 총리가 축출되면서 석방되었다. BNP 측은 지아 전 총리가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차기 총선에 출마할 의지가 확고했다고 전했다.

타리크 라만의 귀환과 포스트 지아 시대

지아 전 총리의 별세로 그녀의 아들인 타리크 라만이 당의 실질적인 수장으로 부상했다. 17년간의 영국 망명 생활을 마치고 지난주 귀국한 그는 모친의 임종을 지켰다. 무함마드 유누스 과도정부 수반은 그녀를 "국가의 큰 영감"이라 칭하며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