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제재 회피 암호화폐 거래소 수사 강화
미 재무부가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집중 수사. 개별 지갑이 아닌 거래소 인프라 자체가 타겟이 된 이유는?
10억 달러.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결된 암호화폐 거래소 하나가 처리한 자금 규모다. 미국 재무부가 개별 암호화폐 지갑이 아닌 거래소 인프라 자체를 제재 회피의 핵심으로 보기 시작한 이유가 여기 있다.
타겟이 바뀌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Labs의 아리 레드보드 정책 총괄은 "미국 당국의 수사 방향이 개별 디지털 지갑에서 암호화폐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고 코인데스크에 밝혔다.
기존에는 제재 대상자들이 사용한 개별 지갑 주소를 추적하고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새로운 지갑은 쉽게 만들 수 있고, 제재가 발표될 즈음엔 이미 그 주소의 운영 가치는 거의 없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레드보드는 "제재 대상자들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문제는 이런 활동이 제재 대상 네트워크의 반복 가능한 금융 접근점 역할을 하는 거래소 연결 시스템을 통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란발 암호화폐 거래량의 급증
숫자로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이란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작년 80억~100억 달러에 달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란 지갑들이 2025년 78억 달러를 받았다고 추정했는데, 이는 2024년 74억 달러, 2023년 31억7000만 달러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란 암호화폐 거래량의 절반 정도가 혁명수비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TRM Labs가 식별한 제드섹스(Zedcex)라는 이란 연결 거래소는 전체 거래량의 56%가 IRGC 자금이었고, 2024년에는 이 비율이 87%까지 치솟았다.
미 재무부는 지난주 처음으로 이란 금융 부문에서 운영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제재했다. 영국에 등록된 제드섹스와 제드시온 두 거래소가 대상이었는데, 이 중 하나는 2022년 등록 이후 94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재무부는 발표했다.
일반 이란인들의 딜레마
하지만 모든 이란발 암호화폐 거래가 제재 회피 목적은 아니다. TRM Labs는 이란 연결 암호화폐 흐름의 대부분이 일반 소매 사용자들에게서 나온다고 추정한다. 리알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반 이란인들이 저축을 보호하고 달러에 접근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레드보드는 "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암호화폐는 여전히 주로 접근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가 연결 행위자들이 기회주의적 사용을 넘어 대규모 제재 금융을 지속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네이티브 인프라에 의존하기 시작할 때라는 것이다.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고민
이런 미국의 수사 방향 변화는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들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이미 강화된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나 개인과 연결된 거래를 차단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운영적으로 복잡한 과제다.
특히 한국이 미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들도 미국의 제재 정책에 맞춰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구축해야 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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