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더 소프라노스' 역대 최고의 에피소드 10선: HBO 전설의 정점

한 손에는 권총을, 다른 한 손에는 오렌지 주스를 들었다. HBO의 전설적인 시리즈 더 소프라노스는 단순한 범죄 드라마를 넘어 미국 사회의 쇠락과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날카롭게 파헤친 걸작이다. 1999년 첫 방송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는 최근 이 시리즈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선정해 발표했다.

비극과 풍자가 교차하는 마피아의 일상

순위에 오른 에피소드들은 주인공 토니 소프라노가 겪는 심리적 균열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시즌 6의 재림(The Second Coming)은 아들 AJ의 자살 시도를 통해 토니의 마지막 남은 인간성을 시험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반면 시즌 2의 D-Girl은 할리우드와 마피아 세계의 기묘한 만남을 풍자하며 시리즈 특유의 블랙 코미디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잊을 수 없는 상실과 폭력의 미학

팬들이 꼽는 가장 가슴 아픈 순간 중 하나인 시즌 5의 장기 주차(Long Term Parking)도 명단에 포함되었다. 배신자로 몰린 아드리아나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장면은 이 시리즈가 가진 비정함의 정수를 보여준다. 또한 시즌 1의 보카(Boca)는 사적인 복수와 공적인 위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초기 시리즈의 탄탄한 구성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