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시드니 새해 불꽃놀이 논란: 화려한 축제 뒤에 숨은 자릿세 분노와 애도의 물결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지만 지상에서는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한 호주 시드니에서 공공장소를 사유화하려는 이른바 '자릿세' 논란이 불거지며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동시에 이번 축제는 최근 발생한 비극적인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숙연한 추모의 장이 되기도 했다.

2026년 시드니 새해 불꽃놀이 명당을 둘러싼 '공공장소 알박기' 논란

로이터 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드니 북부의 부촌인 맨리 비치(Manly Beach)에서 일부 시민들이 불꽃놀이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가제보(이동식 천막)와 의자를 설치해 장소를 선점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특히 빈 천막에 "오후 5시 전까지는 마음껏 사용하세요"라는 쪽지를 남겨둔 채 자리를 비운 행태가 포착되면서 소셜 미디어에서는 "공공장소를 무단 점유하는 뻔뻔한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들의 행동을 "기괴하다"거나 "안하무인"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급기야 일부 누리꾼들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 이 천막들을 1달러에 판매한다는 허위 매물을 올려 이들의 무단 점유에 항의하기도 했다. 공공의 자산인 해변을 개인의 VIP 관람석처럼 사용하려는 시도가 새해 첫날부터 거센 시민 의식의 심판대에 오른 셈이다.

본다이 비치 테러 희생자를 위한 1분간의 침묵

올해의 축제는 예년보다 훨씬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달 초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테러로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을 기리기 위해서다. 자정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인 밤 11시, 시드니 전역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1분간의 묵념에 들어갔다.

특히 시드니 하버 브릿지에는 유대교의 상징인 메노라(Menorah)가 조명으로 투사되었다. 당초 시 측은 비둘기 형상과 '평화'라는 문구만을 계획했으나, 테러의 성격을 명확히 반영해달라는 예술가들의 요청을 수용해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크리스 민스 주 총리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시민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