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위원회'에 참여한 3개국의 계산법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가 트럼프의 평화위원회에 참여한 이유와 동남아 외교 전략의 변화를 분석합니다.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첫 회의가 오늘 워싱턴에서 열린다. 가자지구 평화 계획을 논의하고 50억 달러 이상의 재건 지원을 발표할 예정인 이 회의에서 눈에 띄는 것은 참석국과 불참국의 명단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개국 정상만이 참석한다. 반면 미국의 조약 동맹국인 태국과 필리핀, 그리고 미국과 가장 긴밀한 파트너 중 하나인 싱가포르는 불참했다. 이런 선택적 참여는 각국이 트럼프의 새로운 외교 플랫폼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각자의 셈법이 다르다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참석에는 두 가지 목적이 겹쳐 있다. 우선 몇 달째 지연되고 있는 양국 간 상호 관세 협정을 마무리하려는 경제적 목적이다. 그는 에너지광물자원부, 경제부, 투자부 장관들을 대동했는데, 이는 이번 방문의 경제적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인도네시아의 외교적 야심이다. 프라보워는 가자지구 국제안정화군에 8천 명의 군대 파견을 약속했다. 4월까지 1천 명을 먼저 보내고, 6월에 나머지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친팔레스타인 정서가 강한 국내 여론의 반발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인도네시아가 중동 평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토 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참석 이유는 더 직접적이다.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작년 1,340억 달러라는 기록을 세웠다. 20% 관세가 부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문제는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을 어떻게 정의하고 식별할 것인가를 두고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에게 미국과의 무역 관계는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이미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그의 참석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모멘텀을 이어가면서, 태국과의 국경 분쟁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끌어내려는 이중 목적이 있다. 트럼프가 양국 간 휴전을 중재한 이후 관계가 개선됐지만, 훈 마넷은 태국이 "캄보디아 영토 깊숙이 여러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며 평화위원회의 중재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참국들의 신중함
흥미롭게도 미국의 전통적 우방들이 거리를 두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가자와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진정으로 강력하고 확고한 보장"이 없는 한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의 불참 이유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일방주의와 기존 국제기구를 약화시킬 위험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그레고리 폴링은 "이들은 힘이 정의를 만드는 국제 시스템에는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질서의 시험대
평화위원회는 단순히 가자지구 문제를 다루는 것을 넘어 다른 국제 외교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유엔에 대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참여국들은 트럼프가 말하는 "전후 규칙 기반 질서의 쇠퇴"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택적 참여는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는 새로운 기회로, 일부는 위험한 도박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다자주의 체제에서 혜택을 받아온 국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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