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버블 꺼지자 석유 메이저들이 다시 뜬다
소프트웨어 주가 급락하는 동안 미국 석유 대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전통 에너지 기업들의 반격이 시작됐나?
테크 주식이 폭락하는 동안, 투자자들이 다시 주목하는 곳이 있다. 바로 엑손모빌과 셰브론 같은 미국 석유 메이저들이다.
숫자가 말해주는 반전 드라마
최근 몇 달간 나스닥 지수가 15% 이상 하락하면서 테크 기업들의 화려했던 시절이 막을 내리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들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엑손모빌의 주가는 올해 들어 12% 상승했고, 셰브론도 8%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들 기업이 최근 몇 년간 진행한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배당의 매력, 다시 빛을 보다
투자자들이 석유 메이저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다. 엑손모빌은 현재 5.8%의 배당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10년 국채 수익률 4.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셰브론의 경우 더욱 인상적이다. 지난 37년간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이 회사는 현재 3.2%의 배당 수익률과 함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만 1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
테크 기업들이 성장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주주에게 즉시 현금을 돌려주는 전략을 택했다. 금리가 높은 현재 상황에서 이런 접근법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에너지 전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에너지 전환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엑손모빌은 탄소 포집 기술에 17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셰브론은 수소 생산과 바이오연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에너지 회사이지, 단순한 석유 회사가 아니다"라고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CEO가 최근 투자자 회의에서 강조한 발언이 이들의 변화된 인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가 이런 낙관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 정책 전문가들은 이들의 전환 노력이 여전히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이들의 청정에너지 투자는 전체 자본 지출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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