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렌카 vs 키리오스, 두바이서 52년 만의 ‘성대결’ 재현 (9% 축소 코트, 단판 서브)

테니스 코트 위에서 성별의 벽이 다시 한번 허물어집니다. 여자 세계 랭킹 1위인 아리나 사발렌카와 호주의 악동 닉 키리오스가 오는 2025년 12월 28일 일요일 오후 7시 45분(현지 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성대결(Battle of the Sexes)’ 이벤트 매치를 벌입니다.

1973년 전설적 대결의 현대적 부활

이번 경기는 1973년 테니스 아이콘 빌리 진 킹이 바비 릭스를 꺾으며 여성 스포츠의 전환점을 마련했던 역사적 사건의 현대판입니다. 당시 전 세계 9,0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던 열기가 52년 만에 두바이에서 재현될 전망입니다.

두 선수의 대결은 지난 9월US 오픈 기간 중 키리오스가 던진 도발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여성 선수는 남성의 서브를 받아낼 수 없다"며 "전력을 다하지 않고도 세계 1위를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이에 사발렌카가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응수하며 두 사람의 에이전시인 이볼브(Evolve)가 실제 매치를 성사시켰습니다.

공정성을 위한 특별 규칙 도입

신체적 차이를 고려해 이번 경기에는 세 가지 특별 규칙이 적용됩니다. 우선 서브 기회는 두 번이 아닌 한 번으로 제한됩니다. 또한 사발렌카 측 코트는 일반 규격보다 9% 좁게 설정되며, 경기는 3세트 매치로 진행되되 마지막 세트는 10점 선취 타이브레이크로 승부를 가립니다.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키리오스는 현재 세계 랭킹 673위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1월브리즈번 인터내셔널과 2026 호주 오픈 복귀를 노리고 있습니다. 반면 사발렌카는 "두바이는 나의 집과 같은 곳"이라며 최상의 경기력을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