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란 전쟁, 빠른 승리 약속에 균열
트럼프가 약속한 이란과의 신속한 전쟁 종료가 현실과 괴리를 보이며, 예상보다 길어지는 갈등 속에서 미국의 중동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며칠 내 끝날 것"이라던 트럼프의 약속이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하고도 5주째 계속되는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예상 밖의 저항
지난 토요일 하메네이 사살이라는 충격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걸프 지역 미군 기지는 물론 민간 지역까지 공격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어떤 협상이든 그 전에 먼저 억제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서방 제재와 1월 시위로 수천 명이 숨진 상황에서도, 이란 정부는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
일관성 잃은 메시지
트럼프의 발언은 갈수록 모순적이다. "며칠 내 끝날 수 있다"고 했다가 "5주 또는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번복했다. 이란 국민의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고 했다가, 조건만 맞으면 현 정부와도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혼선은 트럼프가 장기전을 원치 않는다는 현실을 감추고 있다. 그의 두 임기를 돌아보면, 빠르고 확실한 승리가 보장되지 않을 때는 뒤로 물러서는 패턴이 반복됐다.
작년 예멘 후티 반군과의 전쟁이 대표적이다. 후티의 공격 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는 것이 명확해지자, 트럼프는 후티가 미군 선박 공격만 중단하면 된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후티가 이스라엘 공격은 계속한다는 조건부 협상이었다.
베네수엘라 시나리오의 한계
트럼프는 하메네이 제거를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납치와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기존 체제 인사들이 미국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베네수엘라와 다르다. 수십 년간 뿌리내린 체제를 공습만으로 무너뜨리기는 어렵다. 더욱이 이란은 지금 협상하면 이스라엘과 미국이 몇 년 후 다시 공격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트럼프 자신도 이를 인정했다. "전체를 장악하거나, 2-3일 내 끝내고 이란에게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건하면 몇 년 후 다시 만나자'고 말할 수 있다"고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에 미치는 파장
중동 갈등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정유업계는 물론, 운송비 증가로 수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동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은 현지 상황 악화로 사업 차질을 겪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한국의 원유 수입에 치명적이다. 한국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대체 항로 확보와 전략비축유 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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