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중동 중재자로 나선 이유
파키스탄 군부 실세 아심 무니르가 이란과 미국 양쪽과의 관계를 활용해 중동 중재에 나섰다. 지정학적 계산과 경제적 생존 사이에서 파키스탄의 선택이 갖는 의미를 짚는다.
중동 분쟁을 중재할 나라로 파키스탄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지금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은 테헤란과 워싱턴 양쪽에 전화를 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누가, 왜 움직이고 있나
아심 무니르는 파키스탄의 공식 총리가 아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치의 실질적 무게중심은 오래전부터 군부에 있었다. 2022년 이후 파키스탄 정치가 임란 칸 전 총리 구속과 군부 개입으로 요동치는 동안, 무니르는 조용히 대외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그가 지금 중재자로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 자산 덕분이다. 첫째는 이란과의 관계다. 파키스탄과 이란은 900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양국은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세력이라는 공통의 안보 위협을 공유한다. 2024년 초 양국이 서로의 영토를 상호 미사일 공격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외교 채널은 단절되지 않았다. 둘째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온기다. 무니르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워싱턴과 빠르게 관계를 복원했으며, 이는 바이든 시절 냉각됐던 미-파키스탄 관계와 대비된다.
파키스탄에게 '중재'는 생존 전략이다
파키스탄의 움직임을 순수한 평화 의지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파키스탄 경제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아래 놓여 있다. 70억 달러 규모의 IMF 지원은 미국의 암묵적 동의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다. 동시에, 이란과의 국경 안정은 서부 지역 치안과 직결된다.
다시 말해, 무니르의 중재 외교는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제 생명줄을 지키기 위한 실용주의적 선택이기도 하다. 워싱턴에는 '우리가 쓸모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테헤란에는 '우리는 적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외교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까
중재 외교의 성패는 양쪽에서 동시에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구조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란의 입장에서 파키스탄은 미국과 가까운 나라다. 미국의 입장에서 파키스탄은 중국과도 CPEC(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나라다. 어느 쪽도 파키스탄을 완전히 믿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어느 쪽도 파키스탄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파키스탄은 1970년대 닉슨 행정부의 중국 접촉에서 비밀 채널 역할을 했다. 지금 무니르가 시도하는 것은 그 전통의 현대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 당시 파키스탄은 경제적으로 훨씬 덜 취약했다.
한국 입장에서 이 흐름이 무관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중동 정세 안정은 원유 수입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파키스탄발 중재가 이란 핵 협상이나 역내 긴장 완화로 이어진다면,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중재가 실패하고 긴장이 고조된다면,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다시 한국 기업들의 원가 계산서에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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