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이유, 200년 만에 새로운 답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를 둘러싼 200년 논쟁에 독일 연구진이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압력, 마찰, 표면 용융을 넘어선 '비정질화' 이론의 등장.
매년 겨울, 수많은 사람들이 빙판길에서 넘어진다. 반대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얼음 위에서 우아하게 춤을 춘다. 둘 다 같은 현상 때문이다. 얼음이 미끄럽다는 것. 하지만 정작 왜 얼음이 미끄러운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조차 200년 넘게 논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독일 자를란트 대학교 연구진이 기존 이론들과 완전히 다른 네 번째 가설을 제시했다. 얼음 표면이 녹아서가 아니라, 결정 구조 자체가 파괴되면서 미끄러워진다는 것이다.
200년간 이어진 세 가지 이론
얼음의 미끄러움을 설명하는 기존 이론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압력 이론이다. 1800년대 중반 영국 엔지니어 제임스 톰슨은 우리가 얼음을 밟을 때 가해지는 압력이 얼음 표면을 녹여 미끄럽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압력이 높아지면 얼음의 녹는점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1930년대 프랭크 보든과 T.P. 휴즈가 계산해보니, 평범한 스키어가 가하는 압력으로는 얼음의 녹는점을 크게 바꿀 수 없었다. 그러려면 수천 킬로그램의 무게가 필요했다.
두 번째는 마찰 이론이다. 보든과 휴즈는 대안으로 마찰열 때문에 얼음이 녹는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알프스의 인공 얼음 동굴에서 실험한 결과, 열 전도성이 좋은 황동이 열 전도성이 나쁜 에보나이트보다 얼음에서 더 많이 미끄러졌다. 열을 잘 흡수하는 재료일수록 얼음을 덜 녹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 이론에도 문제가 있다.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물리학자 다니엘 본은 "마찰열로는 뒤쪽 얼음만 녹지, 정작 밟고 있는 앞쪽 얼음은 녹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얼음은 움직이기 전부터도 미끄럽다.
세 번째는 표면 용융 이론이다. 1842년 마이클 패러데이는 얼음 표면에 이미 얇은 물 층이 존재한다고 관찰했다. 얼음 결정에서 표면 분자들은 내부 분자들보다 결합이 약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예비 용융층'이 미끄러움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네 번째 답: 결정이 무너진다
독일 연구진은 기존 세 이론 모두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극도로 추운 온도에서도 얼음이 미끄러운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표면 용융층이 존재하지 않는 온도에서도 미끄러움은 여전했다.
재료과학자 아크라프 아틸라와 동료들은 다이아몬드 연마 연구에서 힌트를 얻었다. 보석 연마공들은 경험적으로 다이아몬드의 어떤 면이 더 '부드럽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11년 독일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를 분석한 결과, 두 다이아몬드가 서로 미끄러질 때 표면 원자들이 결합에서 벗어나 무질서한 '비정질층'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를란트 대학 연구진은 얼음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얼음 표면끼리 미끄러질 때 물 분자들 사이의 인력(수소 결합)이 작은 '용접점'을 만들고, 이것이 부서지면서 새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얼음의 규칙적인 결정 구조가 파괴된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렇게 형성된 비정질층은 고체보다는 액체에 가까운 성질을 보였다. 용융이 아닌 구조적 파괴로 인한 미끄러움이었다.
여전히 열린 질문들
하지만 과학계의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의 물리학자 루이스 맥도웰은 "세 가지 기존 이론이 모두 동시에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그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온도와 조건에 따라 압력, 마찰, 표면 용융이 각각 다른 비중으로 영향을 미쳤다.
흥미롭게도 이 논쟁은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선다. 겨울 스포츠 장비 개발, 도로 제빙 기술, 심지어 냉동 식품 보관 기술까지 실용적 응용 가능성이 크다. 만약 얼음의 미끄러움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더 안전한 겨울 도로를 만들거나 더 효율적인 스케이트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본 교수는 "현미경 크기의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금속 조각을 얼음 위에서 다양한 속도로 회전시키며 미끄러움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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