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칼레다 지아 전 총리 별세, 2026년 총선 판도 흔든다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정치적 격변이 시작된다. 방글라데시의 첫 여성 총리이자 '타협 없는 지도자'로 불렸던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2025년 12월 30일 오전 6시 다카의 에버케어 병원에서 별세했다. 지아 전 총리의 타계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죽음을 넘어, 2024년 8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의 실각 이후 치러지는 첫 민주적 선거인 2026년 2월 12일 총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칼레다 지아 별세와 방글라데시 민주주의의 유산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아 전 총리는 오랜 지병 끝에 숨을 거두었다. 1945년 출생한 그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으나, 1981년 남편인 지아우르 라만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정치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을 이끌며 군부 독재에 저항했고,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하며 하시나 전 총리와 함께 방글라데시 정치를 양분해 왔다. 두 여걸의 라이벌 관계는 방글라데시의 민족주의 노선과 친인도 노선 사이의 극심한 대립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의 통치 기간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발생한 전국적인 폭탄 테러 등 이슬람 극단주의 발흥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의회 보이콧과 파업으로 경제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2018년 부패 혐의로 수감된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으나, 지난 11월 무죄 판결을 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무함마드 유누스 과도정부 수석고문은 '국가가 수호자를 잃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