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무대 위로, ITZY의 "THAT'S A NO NO
ITZY가 2020년 발매된 B사이드 곡 'THAT'S A NO NO'를 6년 만에 M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팬덤의 오랜 염원이 현실이 된 이 순간, K팝 산업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발매된 지 6년이 지난 곡이 처음으로 음악 방송 무대에 오른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ITZY가 오는 3월 19일 방영되는 M카운트다운 스페셜 무대에서 "THAT'S A NO NO"를 처음으로 퍼포먼스한다고 밝혔다. 이 곡은 2020년 발매된 미니앨범의 B사이드 트랙으로, 정식 음악 방송 무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며 SNS를 중심으로 바이럴되어 왔고, MIDZY(ITZY 공식 팬덤)의 오랜 숙원 곡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B사이드가 살아남는 방식
K팝 산업에서 B사이드 트랙은 타이틀곡의 그늘에 가려지기 쉽다. 음악 방송은 기본적으로 타이틀곡 중심으로 편성되고, 컴백 시즌이 지나면 대부분의 수록곡은 조용히 스트리밍 목록 속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THAT'S A NO NO"는 달랐다. 발매 이후 6년 동안 팬들이 자발적으로 숏폼 영상을 만들고 커버 영상을 올리며 곡을 살려냈다. 알고리즘이 아니라 팬덤의 집단적 기억이 이 곡을 현재까지 끌고 온 셈이다.
이는 단순히 한 그룹의 팬서비스로 읽기엔 아깝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숏폼 콘텐츠가 음악의 수명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과거엔 음반 판매 주기가 끝나면 곡도 함께 잊혔다. 지금은 TikTok 하나로 2~3년 묵은 곡이 역주행 차트에 오르고, 아티스트가 그에 반응하는 구조가 자연스러워졌다.
왜 지금, 왜 이 무대인가
ITZY는 2019년 데뷔 이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꾸준히 활동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K팝 4세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팬층을 단단히 결속시키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THAT'S A NO NO" 무대는 신보 홍보가 아니다. 팬덤과의 약속 이행에 가깝다.
이런 움직임은 K팝 기획사들이 팬덤 관리를 어떻게 진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새 콘텐츠를 쏟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팬들이 오랫동안 원해온 것을 '들어주는' 제스처가 충성도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팬덤 경제학에서 '오래된 요청에 응답하기'는 생각보다 강력한 전략이다.
글로벌 팬덤이 만든 무대
흥미로운 점은 이 바이럴이 한국 국내보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 더 강하게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MIDZY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수년째 이 곡의 무대를 요청하는 청원과 해시태그 캠페인이 이어졌다. K팝 콘텐츠의 소비 주체가 이미 글로벌로 분산되어 있고, 그들의 목소리가 실제 기획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K팝 산업 전체에도 시사점을 준다. 과거엔 음악 방송 편성이나 무대 구성이 국내 방송사와 기획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됐다면, 이제는 글로벌 팬덤의 집단적 요청이 하나의 변수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기획의 주도권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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