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시민 1천만명에게 온 문자 "가능하면 다른 도시로 피하세요
미국-이스라엘 연합공습으로 테헤란 시민들이 대피하는 가운데,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란 국민에게 정권 전복을 촉구했다. 시민들의 선택은?
"계속되는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의 연합작전에 따라, 가능하다면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다른 지역과 도시로 이동해 주십시오."
토요일 오후, 테헤란 시민 1천만명의 휴대폰에 동시에 울린 정부 문자메시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32개 주 중 20곳 이상을 겨냥한 연합공습을 시작한 직후였다.
카스피해로 향하는 대피행렬
새벽부터 테헤란에서 빠져나가는 모든 도로는 차량으로 가득 찼다. 많은 가족들이 향한 곳은 북쪽 카스피해 연안의 3개 주였다. 지난해 12일간의 이스라엘 전쟁 때와 똑같은 패턴이었다.
주유소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정부는 도로변에 임시 주유소까지 설치했다. 당국은 "식량과 연료 공급에는 문제없다"고 강조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눈에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대피를 권고하면서도 정부가 "통제 상황"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란 당국이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시민 안전을 위해서는 대피를 권해야 하지만, 정권 안정성을 위해서는 통제력을 과시해야 한다.
트럼프의 상반된 메시지
더욱 복잡한 상황을 만든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였다. 지난 6월 전쟁 때는 "테헤란 시민들은 즉시 대피하라"고 직접 경고했던 그가, 이번에는 정반대로 말했다.
"집에 머물면서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 일어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을 통치해온 신정체제를 전복하라. 이는 아마도 몇 세대에 걸친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비 왕조의 후계자 레자 팔레비도 비슷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팔레비는 "적절한 시기에 정확히 알려줄 테니 경계하고 준비하라"며 "최후의 노력을 위해 거리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1월 시위의 그림자
이들의 발언은 지난 1월 이란 전역을 휩쓴 시위를 염두에 둔 것이다. 특히 1월 8일과 9일 밤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유혈사태가 배경이다.
이란 당국은 "테러리스트와 폭도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아 무장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은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국가권력의 전례없는 탄압이라고 비난한다. 수만 명이 구금되었고 일부는 사형에 직면해 있다.
지난주에도 테헤란과 마슈하드, 시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 학생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정학당하거나 체포되었고, 정보당국에 소환되기도 했다.
디지털 암막과 거리의 침묵
공습이 시작되자 이란 당국은 즉시 인터넷과 휴대폰 연결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테헤란 여러 지역에서 모바일 연결이 끊어졌고, 인터넷 차단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글로벌 인터넷 접속은 몇 개의 프록시 연결만 남았다.
이슬람공화국은 1월에 20일간의 완전한 인터넷 차단이라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토요일 차단 이전에도 이미 강력한 국가 검열이 시행되고 있었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공식 국영매체만 따르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신고하며, "적들"과의 협력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위반 시 중벌에 처한다는 협박도 덧붙였다.
해가 지자 테헤란 거리는 텅 비었지만, 폭발음은 계속 울려 퍼졌다. 국가방위군(IRGC) 산하 바시지 민병대원들이 오토바이와 차량으로 시내를 순찰하며 깃발을 흔들었다. 팔레스타인 광장에서는 친정부 단체들이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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