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리알화 폭락 2025 시위 확산과 중앙은행 총재 경질

시장의 문은 닫혔지만 거리의 함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란의 법정 통화인 리알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며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3일째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수도 테헤란의 그랜드 바자르 상인들이 치솟는 물가에 항의하며 파업을 벌인 것을 기점으로 카라지, 함단, 시라즈 등 주요 도시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란 리알화 폭락 2025 시위: 경제 붕괴가 부른 민심의 분노

이란 정부는 시위대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유화책을 내놓으면서도 현장에서는 최루탄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서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내무부 장관에게 시위대 대표와의 대화를 지시하는 한편, 경제 실패의 책임을 물어 모하마드레자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의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에는 압돌나세르 헤마티 전 경제재무부 장관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위의 성격은 단순한 경제난 항의를 넘어 정권 퇴진 요구로 격화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부활을 지지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는 SNS를 통해 시위대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지정학적 압박과 트럼프의 경고

국제사회의 시선은 더욱 냉랭하다. 2025년 12월 29일 플로리다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 지지 여부에는 말을 아꼈으나, "이란 경제는 파산 상태이며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경우 추가 공습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