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2인자' 정원주 피의자 소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 전방위 확산

종교의 이름 뒤에 가려졌던 '금권 정치'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2025년 12월 28일, 통일교의 핵심 실세이자 한학자 총재의 복심으로 알려진 정원주 전 비서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금고지기에서 피의자로, 수사의 칼날 끝은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원주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경찰청에 출석했다. 이번 소환은 지난 12월 18일에 이은 2차 조사로, 그는 현재 공식적으로 피의자 입건된 상태다. 과거 교단의 재정을 총괄하며 '2인자'로 군림했던 그가 수사의 중심에 서면서 교단 내부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정원주 전 실장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 불법 자금을 살포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대가성 고가 선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이번 수사의 핵심 연결고리로 꼽힌다.

한일 해저터널 프로젝트와 로비의 연관성

단순한 금품 전달을 넘어, 명확한 정책적 목적이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통일교가 오랜 숙원 사업으로 추진해 온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사퇴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자금 흐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