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도징, 우울증에는 '위약'만도 못했다
10년간 실리콘밸리를 매혹시킨 마이크로도징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플라시보보다 못한 결과를 보였다. 정신건강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일까?
89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10년간 실리콘밸리의 '비밀 무기'로 불린 마이크로도징이 가짜 약보다도 못한 결과를 보였다.
호주 바이오파마 회사 MindBio Therapeutics가 발표한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LSD를 극소량 복용하는 마이크로도징이 주요 우울장애 치료에서 플라시보(위약)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8주간의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가 사랑한 '정신적 만능도구'
마이크로도징은 2010년대 중반부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확산된 트렌드다. 환각 효과 없이 사이키델릭 약물의 '좋은 부분'만 취하겠다는 아이디어였다. 벽이 녹아내리는 강렬한 환각 대신, 마음에 부는 '부드러운 봄바람' 같은 효과를 추구했다.
지지자들은 마이크로도징을 '사이키델릭 스위스 군용 칼'이라고 불렀다. 집중력 향상부터 성욕 증진, 그리고 가장 주목받은 우울증 완화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많은 개인 체험담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갔다.
하지만 과학적 검증은 부족했다. "산의 5%만 복용해도 정말 그런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임상시험이 보여준 냉정한 현실
MindBio Therapeutics의 2B상 임상시험은 이런 의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주요 우울장애를 앓는 성인 89명을 대상으로 8주간 실험을 진행했다. 우울증 정도는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평가척도(MADRS)로 측정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마이크로도징 그룹이 플라시보 그룹보다 더 나쁜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는 단순히 '효과가 없다'는 수준을 넘어,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이 결과가 충격적인 이유는 그동안 마이크로도징이 받아온 관심과 기대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이 마이크로도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관련 스타트업들이 수백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정신건강 치료의 새로운 분기점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 치료 분야에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우선 개인 체험담과 과학적 증거의 차이를 보여준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치료법이라고 해서 모두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교훈이다.
또한 플라시보 효과의 강력함도 재확인됐다. 우울증처럼 주관적 증상이 큰 질환에서는 '뭔가 특별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믿음 자체가 상당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마이크로도징의 많은 긍정적 체험담이 실제로는 플라시보 효과였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정신건강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이키델릭 약물 사용이 불법이지만, 해외 연구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며 미래 치료법 개발에 참고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우울증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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