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깨진 실리콘밸리: 빅테크 AI 군사적 활용 전환과 펜타곤의 밀월
2024-2025년 사이 OpenAI, Google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군사적 활용 금지를 철회하고 국방 파트너십을 강화한 배경과 지정학적 원인을 분석합니다.
악수했지만 주먹은 쥐고 있다. 불과 12개월 전까지만 해도 군사적 활용을 전면 금지했던 글로벌 AI 기업들이 이제는 앞다투어 국방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AI의 위험을 경고하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는 국가 안보와 거대 자본의 논리가 채웠다.
빅테크 AI 군사적 활용: 1년 만에 무너진 비군사화 원칙
로이터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초 OpenAI, Google, Meta, Anthropic 등 주요 AI 연구소들은 AI의 군사적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2024년 1월OpenAI가 '군사 및 전쟁' 목적의 사용 금지 조항을 조용히 삭제하며 변화가 시작됐다. 이후 펜타곤과의 협업 소식이 들려왔고, 2024년 11월에는 Meta가 자사 모델인 Llama를 미군 및 동맹국 국방 분야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은 도미노처럼 번졌다. Anthropic은 국방 기술 기업 Palantir와 손을 잡았고, OpenAI는 방산 스타트업 Anduril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25년 2월에는 보수적이던 Google마저 AI 원칙을 수정해 무기 개발 및 인명 피해 가능성이 있는 기술 개발의 길을 열어두었다. 불과 1년 만에 AI의 군사적 활용이 '정상화'된 것이다.
실리콘밸리 컨센서스의 붕괴와 지정학적 현실
이러한 급격한 태도 변화의 배경에는 막대한 모델 구축 비용이 자리 잡고 있다. 신기술이 도입기에 겪는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국방 부문은 항상 매력적인 '큰 손'이었다. 2018년 경제학자 David J. Teece가 언급했듯, 초창기 트랜지스터와 마이크로프로세서 역시 미 국방부의 구매 덕분에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AI 스타트업들에게 국방부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다.
더 나아가, 과거의 '실리콘밸리 컨센서스'가 무너진 것도 원인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국경 없는 상거래와 글로벌 데이터 흐름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합의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기술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노골적으로 친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 기업과 국가 권력이 결합된 '국가 자본주의' 형태로 회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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