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NEXTDOOR, 글로벌 투어가 말해주는 것
BOYNEXTDOOR가 2026-27 월드투어 'KNOCK ON Vol.2'를 발표했다. 북미·동남아·일본을 아우르는 이번 투어는 데뷔 3년 차 그룹의 시장 확장 전략과 K팝 중소형 그룹의 생존 문법을 동시에 보여준다.
데뷔 3년 만에 북미 8개 도시, 동남아 2개국, 일본 6개 도시를 순회한다. BOYNEXTDOOR가 2026년 5월 13일 발표한 2026-27 투어 'KNOCK ON Vol.2'의 윤곽이다. 서울과 부산을 시작으로 가나가와·오사카·치바·달라스·시카고·뉴욕·토론토·밴쿠버·시애틀·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멕시코시티·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까지 이어지는 이 여정은, 숫자만 보면 이미 중견 그룹 반열의 규모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BOYNEXTDOOR는 왜 지금, 이 규모로 움직이는가?
'Vol.2'가 의미하는 것: 검증에서 확장으로
'KNOCK ON Vol.2'라는 명칭은 전작의 연장이자, 첫 투어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넓히겠다는 선언이다. K팝 그룹의 투어 전략에서 'Vol.2'는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다. 1차 투어에서 도시별 티켓 매진 속도, 현지 팬덤 밀도, SNS 반응을 측정한 뒤, 흥행 가능성이 확인된 시장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달라스와 멕시코시티의 포함이 눈에 띄는 이유가 여기 있다. 두 도시는 K팝 주류 투어 루트(뉴욕·LA·시카고)에서 벗어난 '2선 시장'이지만, 라틴계 K팝 팬덤의 폭발적 성장을 반영한 선택으로 읽힌다. 스트레이 키즈와 세븐틴이 이미 이 루트를 선점했고, BOYNEXTDOOR는 그 뒤를 따르면서도 자신들만의 팬덤 지도를 그리고 있다.
일본 6개 도시 배치도 주목할 만하다. 가나가와·사가·오사카·미야기·나가노·치바로 이어지는 일정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 집중 공략이 아니라, 지방 도시까지 포함한 '밀도 높은 일본 팬덤 관리' 전략이다. 일본은 여전히 K팝 해외 수익의 핵심 시장이며, 지방 공연은 대도시 공연 대비 티켓 경쟁이 낮아 팬 경험의 질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데뷔 3년 차, 하이브 레이블즈의 포지셔닝
BOYNEXTDOOR는 2023년하이브 산하 KOZ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데뷔했다. 하이브 레이블즈 체계 안에서 이 그룹의 위치는 흥미롭다. BTS와 세븐틴이 상단을 점유하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이 중간 허리를 구성하는 구조에서, BOYNEXTDOOR는 '다음 세대 글로벌 그룹'으로 키워지는 포지션이다.
이번 투어 규모는 그 포지셔닝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브 입장에서 월드투어는 음반 판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연 수익은 물론, 각 도시에서 발생하는 굿즈 판매·스트리밍 급등·현지 미디어 노출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며 IP 가치를 끌어올린다. 투어는 마케팅이자 수익이자 팬덤 강화 장치다.
다만 짚어볼 지점도 있다.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그룹들이 동시다발로 글로벌 투어를 진행할 경우, 팬덤 간 자원 경쟁(티켓 구매력, 관심도)이 발생한다. BOYNEXTDOOR의 팬층이 TXT나 엔하이픈과 얼마나 겹치는지, 혹은 독립적으로 형성됐는지가 이번 투어의 실질적 성과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K팝 중소형 그룹과의 비교: 누가 이 규모를 감당하는가
2026년 상반기 K팝 투어 시장은 포화 상태에 가깝다. 아이브, 뉴진스(활동 재개 여부 불확실), 에스파, 르세라핌이 걸그룹 라인을 장악한 가운데, 보이그룹 투어는 규모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이 맥락에서 BOYNEXTDOOR의 북미 8개 도시 투어는 '검증된 중형 그룹'의 영역에 진입했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반면 하이브 외부의 중소 기획사 소속 그룹들은 이 규모의 투어를 기획하기 어렵다. 북미 투어 한 회차당 공연장 대관·현지 스태프·물류·마케팅 비용은 수억 원대에 달하며, 티켓 판매로 손익분기를 맞추려면 최소한의 팬덤 규모가 전제돼야 한다. 하이브라는 대형 레이블의 인프라가 이 장벽을 낮춰주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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