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어디서 왔을까? 은하 충돌이 답이었다
85억 광년 밖에서 날아온 감마선 폭발이 은하 충돌과 연결됐다. 중성자별 합체가 금과 백금을 만든다는 사실, 그리고 그 탄생지가 예상 밖의 곳이라는 새 발견을 소개한다.
당신의 반지에 끼워진 금은 85억 년 전, 두 별이 충돌하는 순간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충돌을 일으킨 것은, 별이 아니라 은하였다.
85억 광년을 날아온 신호
지난해 천체물리학자 팀이 GRB 230906A라는 이름의 감마선 폭발 신호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신호는 85억 광년 떨어진 우주 저편에서 출발해 지구에 도달했다. 발생원은 두 중성자별의 충돌, 즉 이진 중성자별 합체(binary neutron star merger)였다.
중성자별은 죽은 별의 잔해다.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수명을 다하고 폭발한 뒤, 극도로 압축된 핵만 남은 것이 중성자별이다. 각설탕 한 조각 크기에 수억 톤의 질량이 담길 만큼 밀도가 높다. 이런 두 천체가 서로를 공전하다 마침내 충돌하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 중 하나가 일어난다. 단 몇 초 만에 태양이 평생 방출할 에너지를 쏟아낸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폭발의 규모가 아니었다. 폭발이 일어난 장소였다.
예상 밖의 탄생지
연구팀은 NASA의 찬드라 X선 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을 동원해 폭발 위치를 정밀하게 추적했다. 그 결과 이 감마선 폭발의 모은하(host galaxy)는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사건과 연결된 은하 중 가장 희미한 은하 중 하나였다.
더 나아가, 칠레의 초거대망원경(VLT)으로 관측한 결과 폭발이 일어난 곳은 여러 은하가 서로 얽혀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환경 안이었다. 과거 은하 충돌로 인해 뜯겨 나온 별과 가스의 흐름, 이른바 '조석 흐름(tidal stream)'이 그 영역에 길게 뻗어 있었다. 그리고 감마선 폭발은 바로 그 조석 흐름 한가운데서 일어났다.
연구팀의 해석은 이렇다. 은하 충돌 과정에서 모은하로부터 물질이 떨어져 나와 형성된 작은 왜소은하(dwarf galaxy) 안에서 중성자별 합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은하와 은하가 충돌하고, 그 여파로 생겨난 작은 은하 안에서, 두 중성자별이 만났다. 거대한 충돌이 또 다른 충돌을 낳은 셈이다.
이는 이진 중성자별 합체가 이런 환경과 연결된 첫 번째 사례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중성자별 합체가 꼭 큰 은하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금은 어디서 왔는가
이 발견이 단순한 천문학적 호기심을 넘어서는 이유가 있다. 바로 원소의 기원 문제다.
금, 백금,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소들은 별 내부의 핵융합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원소들이 어디서 탄생하는지는 오랫동안 천문학의 핵심 질문이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답은 중성자별 합체다. 충돌 과정에서 방출된 파편들이 서로 부딪히며 방사성 원소를 생성하고, 그 과정에서 금과 백금 같은 귀금속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합체가 은하 충돌이라는 훨씬 큰 사건의 결과로 일어난 왜소은하 안에서 발생했다면, 무거운 원소들이 우주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경로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뜻이다. 대형 은하가 아닌, 우주의 변두리 같은 작고 희미한 은하에서도 금이 만들어지고 있을 수 있다.
아직 모르는 것들
물론 이번 연구에도 한계는 있다. 폭발이 너무 멀리서 일어난 탓에 현재 관측 장비로는 실제로 어떤 원소가 만들어졌는지 직접 측정하지 못했다. 또한 감마선 폭발이 반드시 중성자별 합체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합체, 혹은 백색왜성 같은 다른 종류의 밀집성 잔해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의 기대는 차세대 관측 장비에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은 먼 거리의 합체 현상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여기에 차세대 중력파 검출기인 아인슈타인 망원경과 코즈믹 익스플로러가 더해지면, 빛과 중력파를 동시에 분석하는 '멀티메신저 천문학'의 새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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