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하지만 '참수작전'은 실패할 수도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망으로 이란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서방의 기대와 달리, 오히려 더 위험한 '요새국가'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일요일, 테헤란 상공에서 폭음이 울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방의 순간'이라고 선언했다. 머리를 자르면 몸이 무너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발언이었다.
하지만 테헤란 현지의 분위기는 서방의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 40일간의 국가애도가 선포되고, 임시 지도부가 즉시 구성되면서 체제의 '생존 프로토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란이 과연 서방이 원하는 대로 붕괴할 것인가, 아니면 더욱 위험한 존재로 변모할 것인가?
'참수작전'의 한계가 드러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BS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테헤란에서 "누가 실권을 잡고 있는지 정확히 안다"며, 최고지도자를 대체할 "좋은 후보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란 체제가 하메네이 개인에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공습만으로는 '정권교체'를 달성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마이클 멀로이는 "지상군 투입이나 완전무장한 민중봉기 없이는, 깊숙한 보안 체계를 가진 국가는 결속력만 유지하면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이중 군사구조가 그 배경이다. 정규군(아르테시) 외에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라는 강력한 평행 군사조직이 존재한다. 헌법상 벨라야테 파기(이슬람 법학자의 통치) 체제 수호를 임무로 하는 이들은, 모든 동네에 배치된 방대한 준군사조직 바시지와 함께 내부 반란을 진압하고 이념적 충성파를 동원하도록 훈련받았다.
테헤란의 정치 분석가 호세인 로이바란은 이번 공습이 하메네이의 고문이자 새로 구성된 최고국방위원회 서기인 알리 샴카니 등 최고위 보안 라인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는 "제도적이지 개인적이 아니어서", 정치 지도부가 제거되어도 '자동조종'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정체제에서 생존주의 민족주의로
가장 주목할 변화는 이란이 종교적 정당성에서 생존주의적 민족주의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지도자의 죽음이 국민 일부와의 정신적 유대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생존 관료들은, 이 전쟁을 성직자 수호가 아닌 이란 영토 보전의 문제로 재구성하고 있다.
과도기 핵심 인물인 보수파 거물 알리 라리자니는 이스라엘의 궁극적 목표가 이란의 '분할'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민족별 소국가들로 쪼개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함으로써, 세속주의자들과 반정부 세력까지도 공통의 외적에 맞서 결집시키려는 전략이다.
이는 미국이 기대하는 민중봉기를 복잡하게 만든다. 정치사회학자 살레 알무타이리는 정부가 선언한 40일 애도기간이 반정부 세력에게는 '장례식 함정'을 만든다고 지적한다. 거리가 수백만 명의 조문객으로 가득 찰 것이고, 이는 정부에게 인간 방패막 역할을 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단기간에 동력을 얻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략적 인내'의 종료, 더 위험한 이란의 탄생
이란이 초기 충격을 견뎌낸다면, 등장할 국가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다. 덜 계산적이고, 아마도 더 폭력적일 것이다.
수년간 하메네이는 '전략적 인내' 원칙을 고수하며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타격을 감수해왔다. 테헤란대학교의 하산 아마디안 교수는 이 시대가 최고지도자와 함께 죽었다고 말한다.
"이란은 2025년 6월 전쟁에서 혹독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자제는 약함으로 해석된다는 것을요." 아마디안은 테헤란의 새로운 계산법이 '초토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정은 내려졌습니다. 공격받으면 이란은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입니다."
이는 성직자 지도부의 정치적 신중함에서 해방된 현장 지휘관들이 더 큰 격렬함으로 반격할 시나리오를 암시한다. 이번 암살은 보안 기관을 굴욕시켰고, 알자지라 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리카 마키가 말하는 '재앙적 정보 실패'를 드러냈다.
"신자는 같은 구멍에서 두 번 물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란은 두 번 물렸습니다." 마키는 이런 '완전한 노출'이 생존한 지도부를 지하로 몰아넣어, 모든 내부 반대를 외국의 협조로 간주하는 극도의 보안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란의 '머리'는 제거되었지만, 중동 최대 규모의 미사일 무기고로 무장한 '몸'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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