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 더 무섭다? 레딧 요리 대참사 사례 10선

악수했지만 주먹은 쥐고 있다. 주방에서 벌어지는 가족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 이야기다. 먹는 행위는 생존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의식이지만, 때로는 가장 가까운 이들이 완벽했던 한 끼를 순식간에 공포 영화로 바꿔놓기도 한다. 최근 레딧(Reddit)의 유저 u/RioA가 올린 수비드 요리 실패담을 시작으로, 전 세계 누리꾼들이 겪은 황당한 요리 대참사들이 공유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의로 포장된 레딧 요리 대참사 사례 들여다보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사건은 수비드(Sous Vide) 기법을 망친 어머니의 이야기다. 아들이 정성껏 65도로 맞춘 닭가슴살 요리를 "빨리 익혀야 한다"며 마음대로 90도까지 올린 것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부드러워야 할 고기는 가죽처럼 딱딱해졌고, 요리 과학은 무시당했다. 또 다른 유저는 어머니가 요리에 마늘을 넣는 것을 20년간 금지해온 사실을 독립 후에야 알게 되었다며,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을 박탈당했다고 한탄했다.

주방용품에 대한 무지는 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정성껏 길들인 무쇠 웍(Wok)이 검게 그을렸다며 철수세미로 박박 닦아 은색으로 만든 룸메이트,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일본식 장인 식칼로 맥주병을 따려는 아버지의 사례는 읽는 이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명절 요리도 예외는 아니다. 추수감사절 터키에서 나온 육즙(Drippings)을 '청소'해버리거나, 고기가 덜 익은 것 같다며 이미 완벽하게 조리된 바비큐를 다시 오븐에 넣어 말려버리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공감을 넘어선 분노를 자아낸다.

왜 우리는 타인의 요리에 간섭하는가

이런 '음식 범죄'의 공통점은 가해자가 대부분 "도와주려고 했다"는 선의를 앞세운다는 점이다. 타코를 만들고 있는데 말도 없이 마리나라 소스를 들이붓거나, 소고기 수프의 간을 본다며 소금과 후추를 무단으로 투척하는 행위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주방의 주도권을 쥐려는 심리적 기제가 작동한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3세대째 내려오는 칠리 레시피를 무시하고 조리 온도를 마음대로 높여버리는 룸메이트의 행동 역시 레시피에 대한 존중보다는 자신의 조급함을 우선시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