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갑질' 끝나나…일본, 2027년 6000m 심해 자원 채굴 선언

중국이 독점해 온 희토류 시장의 판도가 바뀔 조짐입니다. 일본 정부가 2027년까지 태평양 심해에서 희토류를 직접 채굴하고 처리하는 시설을 짓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전기차, 반도체, 첨단무기 등 미래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국가적 승부수입니다.

계획의 중심지는 일본 최동단 섬인 미나미토리시마입니다.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약 1,950km 떨어진 이 외딴섬에 희토류 처리 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핵심은 섬 주변 수심 6,000미터 아래 해저에 쌓인 진흙, 즉 희토류 이토(泥土)입니다. 일본은 막대한 양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심해 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자원 무기화'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대부분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 당장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죠. 일본은 과거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계획은 그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당장 희토류 가격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6,000미터 심해 채굴은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고 상업 생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일본의 성공은 중국 의존도를 낮춰 관련 기술 기업들의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심해 채굴 기술, 희토류 대체재 개발, 일본 첨단 소재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급망 다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