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사상 최고가인데… 내 비트코인은 왜 9만 달러 문턱에서 주저앉았나

2025년 12월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금과 주식은 동반 상승하며 활기를 띤 반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은 상승 동력을 잃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금이었습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금 가격은 2% 급등하며 온스당 $4,475 라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은 역시 장중 온스당 $70 에 육박하며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전통적인 위험자산인 주식 시장도 강세였습니다.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각각 0.6% 상승 마감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9만 달러를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미국 시장 개장 이후 $89,000 선으로 밀려났습니다. 24시간 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금이나 주식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입니다.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고점 대비 하락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유일한 빛, AI로 변신한 채굴주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눈에 띄게 급등한 분야가 있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으로 눈을 돌린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입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GOOG)이 AI 인프라 스타트업 '인터섹트'를 47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 **헛8 (HUT)**: 17.5% 폭등
• **아이렌 (IREN), 사이퍼 마이닝 (CIFR), 비트팜스 (BITF)**: 5~10%대 급등

이는 암호화폐 가격과 별개로,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실질적인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금 시장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서사보다 금의 '전통적 가치'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익숙하고 검증된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익숙함으로의 회귀' 현상입니다. 하지만 AI 채굴주의 급등은 또 다른 시사점을 던집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순수한 암호화폐보다 AI 인프라처럼 구체적인 성장 동력과 결합된 기업에 더 매력을 느낀다는 신호입니다. 암호화폐 관련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 분석기관 바이트트리(ByteTree)는 월요일 보고서에서 "귀금속의 강세장이 멈추기 전까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빛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은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지난 8년간의 비트코인 수익률에 거의 근접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분간 자금이 귀금속으로 쏠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