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books Home|PRISM News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 격화... 아세안 중재에도 태국 "외압에 굴복 안 해"
Politics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 격화... 아세안 중재에도 태국 "외압에 굴복 안 해"

Source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아세안이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태국은 국내 정치적 요인으로 강경 입장을 고수, 외압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혀 외교적 해법이 난관에 부딪혔다.

2주간 이어진 무력 충돌로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75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아세안(ASEAN)이 긴급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태국은 국내 정치적 요인과 맞물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태국과 캄보디아 간 유혈 국경 분쟁이 2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아세안 특별 외교장관회의가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지난 12월 7일부터 양국 간 817km 국경을 따라 격화된 교전을 끝내기 위한 아세안의 첫 번째 주요 외교적 시도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현재까지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양측에서 75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하지만 회의를 앞두고 태국 측은 외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전날 기자들에게 "태국은 더 이상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으며, 우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우리 군인과 국민이 이렇게 괴롭힘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태국 외무부는 휴전의 조건으로 캄보디아 측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마라티 날리타 안다모 외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토요일 브리핑에서 ▲캄보디아의 선(先) 휴전 선언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휴전 보장 ▲국경 지대 지뢰 제거 협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배경: 반복되는 분쟁과 깨진 합의
양측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태국은 캄보디아가 지난 7월 28일의 휴전과 10월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체결된 평화 선언을 위반했다고 비난한다. 태국군은 포격, F-16 공습, 분쟁 지역 점령 등은 캄보디아의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며, 캄보디아의 군사 역량을 "오랫동안 태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지 못하도록" 약화시킬 계획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몇 달간 태국군 병사들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지뢰 매설을 캄보디아의 휴전 위반 행위로 지목하고 있다.

반면 캄보디아는 국제 사회의 중재에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어제 성명을 통해 "국제법, 유엔 헌장, 아세안 헌장에 따라 모든 평화적 수단과 대화, 외교를 통해 이견을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측은 신규 지뢰 매설 혐의를 부인하며, 과거 분쟁에서 남은 지뢰가 폭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태국이 국내 강경 민족주의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영토 점령을 목표로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제 사회, 일제히 '휴전' 촉구

아세안 회의를 앞두고 국제 사회의 외교적 노력도 분주해졌다. 중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이 연이어 양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타임라인
12월 19일: 덩시쥔 중국 아시아 담당 특사가 프놈펜에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즉각적인 휴전과 신뢰 회복을 촉구했다.
12월 21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훈 마넷 총리 및 아누틴 총리와 연쇄 통화를 갖고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12월 19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10월 26일 합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는 평화 협정이 복원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다.

PRISM Insight: 태국 국내 정치가 분쟁의 '변수'

태국의 강경한 태도 배경에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내년 2월 8일 총선을 앞둔 아누틴 총리는 최근 남부 지역 홍수 대응 미흡과 온라인 사기 조직 연루 의혹 등으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경 분쟁은 그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분쟁 발발 이후 아누틴 총리의 리더십이 절실했던 가시성을 새로 확보했다"며 "군 지휘소 방문, 일일 브리핑, 피해 지역 방문 등은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리더의 이미지를 투영했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민족주의 및 왕당파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해 강경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국제 사회의 평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태국 정부, 특히 군부가 분쟁 종식에 미온적인 이유다.

지정학아세안국제관계태국 캄보디아 분쟁동남아시아 정세

相关文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