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당의 종말? 김정은, 연말까지 '사적 경제' 국가 통제 선언

수십 년간 북한 주민들의 생명선이었던 비공식 경제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이 올해 말까지 사적 시장 경제, 즉 '장마당'을 국가 기관 산하로 통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정은 집권 초기 9년간의 암묵적 용인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 통제를 강화하려는 명백한 신호로 분석된다.

기근의 산물, 생존의 장이 되다

장마당의 뿌리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흉작과 외부 지원 중단, 정부의 관리 부실이 겹치면서 대규모 아사 사태가 발생하자, 국가의 공식 배급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했다. 생존의 위협을 느낀 주민들은 스스로 물건을 팔거나 물물교환을 시작했고, 이것이 바로 장마당의 시초였다. 처음에는 머리카락을 잘라주거나 생선, 채소를 파는 소규모 활동이었지만, 점차 중국과의 밀수품이 유입되며 전국적인 시장망으로 발전했다.

코로나19, 통제의 기회가 되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2011년 이후에도 북한 정권은 장마당을 쉽게 제거하지 못했다.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고 시장 활동을 유지하려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장마당을 통해 부를 축적한 신흥 부유층 '돈주'의 영향력, 그리고 이미 주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권 입장에서 장마당은 외부 정보가 담긴 USB나 휴대전화가 유입되는 통로이자, 주민들의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위협 요소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바꾼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2020년 1월, 북한은 국경을 전면 봉쇄하고 무단 월경자에 대한 사살 명령까지 내리며 강력한 통제에 나섰다. 이 조치는 방역을 명분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장마당의 핵심인 밀수를 차단하고 비공식 경제를 위축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정권은 이 기회를 활용해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만 물품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재편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