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 카드와 5단 고기 파이, 당신이 몰랐던 11가지 빅토리아 시대 새해 전통

현대인의 새해맞이가 샴페인과 카운트다운으로 요약된다면, 과거의 풍경은 조금 더 기괴하고 복잡했습니다. 1843년 1월 4일, 빅토리아 여왕은 삼촌에게 보낸 편지에서 "매우 즐겁게 춤을 추며 새해를 맞이했다"고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파티 이면에는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독특한 풍습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운명을 결정짓는 '첫 발걸음'과 11가지 빅토리아 시대 새해 전통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새해 첫날 집 문턱을 넘는 사람에 의해 한 해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었습니다. '퍼스트 푸팅(First-footing)'이라 불리는 이 미신에 따르면, 금발이나 적발의 남성, 혹은 여성이 새해 첫 손님으로 들어오는 것은 불운의 상징이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정오가 지나기 전까지 여성이 집에 들어오는 것조차 금기시되었습니다.

먹거리 역시 범상치 않았습니다. 블리스 부인의 레시피에 등장하는 '새해 파이'는 현대의 터더큰(Turducken)을 능가합니다. 소 혀를 닭 안에 넣고, 그 닭을 오리 안에, 오리를 칠면조 안에, 다시 그 칠면조를 거위 안에 넣어 구워낸 5단 고기 파이였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굶주림을 쫓기 위해 대문에 빵을 세 번 던지며 기도를 올리는 풍습이 유지되기도 했습니다.

장례식 같은 분위기와 기괴한 카드 문화

모든 전통이 유쾌했던 것은 아닙니다. 알프레드 테니슨 같은 시인들은 저물어가는 한 해를 '시체'에 비유하며 새해 전야를 일종의 장례식처럼 여겼습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성경을 무작위로 펼쳐 한 해의 점을 치는 '디핑(Dipping)'이나, 자정까지 예배를 드리는 '워치 나이트(Watch Night)' 서비스가 성행한 이유입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당시의 새해 카드입니다. 축복의 메시지와 달리 이미지에는 죽은 새, 술 취한 개구리, 심지어 아이들을 가마솥에 던지는 기괴한 삽화가 담기곤 했습니다. 이는 당시 빅토리아 사회 특유의 블랙 유머와 풍자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