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ant Plates'가 고발하는 황당한 식기 트렌드와 미식의 본질

당신의 스테이크가 접시가 아닌 삽 위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아이패드나 낡은 신발에 담겨 나온다면 당신은 사진을 먼저 찍을 것인가, 아니면 환불을 요구할 것인가. 최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른바 '보여주기식' 플레이팅에 반대하며 평범한 접시를 요구하는 We Want Plates 운동이 거센 공감을 얻고 있다.

75만 명의 팔로워가 분노한 'We Want Plates' 황당한 식기 트렌드

로이터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스 맥기네스가 2015년에 시작한 이 캠페인은 현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모든 플랫폼을 합쳐 약 7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거대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특히 레딧의 해당 서브레딧은 구독자 수가 50만 명을 돌파하며 힙스터들의 과도한 미적 감각이 어떻게 식사 경험을 방해하는지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례들은 실로 놀랍다. 아이패드 화면 위에 얹힌 사과 페이스트리, 자석으로 공중에 띄운 베개 위의 머랭, 심지어는 탁구 채나 테니스 라켓에 서빙된 케이크까지 등장한다. 설립자 맥기네스는 "내용물보다 스타일에 치중하는 힙스터 가스트로펍들의 넌센스에 대응하기 위해 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인스타그램용 '보여주기'가 망치는 미식의 가치

전문가들은 레스토랑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 위해 무리한 연출을 시도한다고 분석한다. 내슈빌 씬의 레슬리 래시터는 레스토랑들이 단지 온라인 인기를 얻기 위해 실용적이지 않고 기괴한 프레젠테이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상은 종종 역효과를 낳는데, 시각적인 화려함에 집중하느라 정작 음식의 온도가 유지되지 않거나 맛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맥기네스는 자신이 단골이었던 펍이 미니어처 피크닉 벤치에 음식을 서빙하기 시작한 후, 정작 주력 메뉴였던 선데이 로스트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졌던 사례를 언급했다. 손님들이 음식을 먹기 전 사진부터 찍는 '유아기적 행동'에 함몰되는 동안, 레스토랑의 본질인 맛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