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반도체 관세 폭탄 '2027년 6월'로 예고… 18개월 유예의 속내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시점을 2027년 6월 23일로 확정했습니다. 다만, 당장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앞으로 18개월간은 관세율 0%를 적용하는 유예 기간을 뒀습니다.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단 미뤄졌지만, 투자자와 기업들은 '시한부 유예'의 진짜 의미를 파악하느라 분주합니다.

이번 조치는 화요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연방 관보에 게시한 공지에 따른 것입니다. USTR은 약 1년 전부터 진행한 조사 결과,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관여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공지문은 "중국은 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 지배를 목표로 삼아왔으며,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을 동원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시작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의 후속 단계로, 구형(레거시)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관세 인상을 18개월이나 유예한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간 무역 갈등의 급격한 확전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 유예 기간은 향후 무역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관세 부과라는 명확한 시한을 얻게 됐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이 사업과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왔던 기업들은 이제 2027년 6월이라는 데드라인에 맞춰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할 시간을 벌게 된 셈입니다. 구체적인 관세율은 시행 최소 한 달 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