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 상륙한 170억 달러의 역설, CATL 배터리 공장과 주민들의 눈물

탄소 중립의 최전선이 주민들에게는 오염의 공포가 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추진하는 '배터리 강국' 프로젝트의 중심지 데브레첸에서 대규모 시위와 법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이 건설 중인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지역 사회는 유해 화학물질 유출과 수자원 고갈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70억 달러 투자 뒤에 숨겨진 환경 리스크

존스 홉킨스 대학의 '넷제로 산업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헝가리에 지금까지 최소 18개의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그 규모는 17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화려한 투자 숫자 뒤에는 그림자가 짙다. 헝가리 당국은 SEMCORP와 같은 중국계 공장들이 질소 산화물과 발암 가능 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을 허용치 이상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돈 4,500달러 수준의 미미한 벌금만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 부족 국가 헝가리의 도박

가장 큰 쟁점은 물이다. CATL 공장은 하루 평균 523,000갤런의 물을 소비할 예정이며, 여름철 피크 타임에는 이보다 3배 많은 수자원이 필요하다. 최근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데브레첸 지역에서 지하수 자원이 고갈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 활동가 에바 코즈마는 정부가 반대 의견을 내는 시민들을 '외국 대리인'이나 '배신자'로 몰아가며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