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vs 모로코, 2030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 놓고 벌써 신경전
2030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스페인과 모로코가 결승전 개최지를 두고 일찌감치 경쟁을 시작했다. 11만 5천석 규모의 모로코 신축 경기장 vs 전통의 스페인 경기장, 그 배후의 진짜 의미는?
아직 4년이나 남은 2030 월드컵 결승전을 두고 벌써부터 외교전이 시작됐다.
스페인 왕립축구연맹 회장 라파엘 로우산이 지난 월요일 마드리드에서 "2030 월드컵 결승전은 스페인에서 열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포르투갈, 모로코와 함께 공동 개최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1만 5천석 vs 전통의 무게
모로코는 카사블랑카에 건설 중인 그랑 스타드 하산 2세를 내세우고 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이 경기장은 11만 5천석 규모로, 현존하는 축구 전용 경기장 중 세계 최대가 될 예정이다. 모로코 왕립축구연맹 회장 파우지 렉자는 작년에 이미 "카사블랑카에서 스페인과의 결승전을 보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반면 스페인은 베르나베우나 캄프 누 같은 전통의 무게를 앞세운다. 로우산 회장은 "스페인은 수년간 대회 조직 능력을 입증해왔다"며 "2030 월드컵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 뒤에는 미묘한 견제도 숨어있었다. 이달 초 모로코에서 열린 아프리카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 벌어진 관중 소동을 언급하며 "세계 축구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장면들을 봤다"고 지적한 것이다.
축구를 넘어선 지정학적 경쟁
이 논쟁은 단순한 경기장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전통 축구 강국과 신흥 축구 대국 간의 상징적 대결이기도 하다.
모로코에게 월드컵 결승전 유치는 국가적 위상 제고의 기회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최초로 4강에 진출한 모로코는 축구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자존심을 세우려 한다. 특히 11만 5천석이라는 압도적 규모는 '아프리카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는 상징이 될 것이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유럽 축구의 전통과 조직력을 과시할 기회다. 198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라리가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그들의 자신감 근거다.
FIFA는 아직 "결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2026년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도 대회 2년 전에야 발표했다는 점을 들어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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