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헬 동맹 AES 2025 정상회의: 프랑스 지우고 독자 생존 모색

악수는 했지만 적은 도처에 널려 있다. 프랑스를 밀어내고 러시아와 손잡은 사헬 3국의 위태로운 자립 선언이다. 2025년 12월 23일,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열린 사헬 국가 연맹(AES) 제2차 정상회의는 서구 중심의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아프리카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사헬 동맹 AES 2025 정상회의: 인프라와 안보의 독자 노선

이번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독립 기구들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였다.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3국 정상은 서방 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할 사헬 투자 개발 은행을 설립했다. 또한, 국경을 초월해 무장 단체에 대응할 공동 군부대 창설과 연맹의 목소리를 대변할 새로운 통합 TV 채널 운영을 공식화하며 '탈(脫) 서구' 행보를 가속화했다.

프랑스의 퇴장과 러시아의 진입

지난 수년간 이 지역에서는 과거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 말리 정부는 프랑스군을 추방하고 UN 평화유지군까지 내보내며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 한때 5,000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켰던 프랑스의 영향력이 사라진 빈자리는 러시아 용병들이 채우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군사 지도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가 유행하며 새로운 형태의 민족주의가 싹트는 모습이다.

포위된 바마코와 경제적 고립의 그늘

화려한 정상회의 이면에는 냉혹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JNIM은 2025년 9월부터 바마코를 봉쇄하며 연료와 물자 보급을 차단하고 있다. 시내 주유소에는 긴 대기 줄이 늘어섰고, 정부가 반군과 밀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돌 만큼 상황은 엄중하다. 경제적 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IMF는 말리가 프랑스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전까지 차관 집행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야심 차게 발표한 개발 계획의 재원 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