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전쟁의 시작, 러시아의 휴전 제안과 우크라이나의 결단

악수는 청했지만 주먹은 여전히 쥐고 있다. 현지 시각 2025년 12월 27일,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새로운 평화 협상안을 제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점령지의 20% 가량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선언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가 견지해 온 영토 완정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국제 사회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크렘린의 평화 공세, 그 이면의 속내

모스크바 측은 이번 제안이 '현실적인 평화'를 위한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유연한 태도를 보일 준비가 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다르게 해석한다. 장기화된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과 서방의 추가 지원을 차단하려는 고도의 외교적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제안에는 나토(NATO) 가입 포기라는 해묵은 전제 조건이 여전히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인 타협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키이우의 단호한 입장과 서방의 고심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를 양보하는 평화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1991년 국경선 회복만이 진정한 종전의 시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EU 내에서는 지원 피로도가 누적됨에 따라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 '협상을 고려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