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터레스트의 배신: AI '슬롭'이 당신의 피드를 점령한 이유
한때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보고였던 핀터레스트가 저품질 AI 생성 콘텐츠 'AI 슬롭'과 사기성 '유령 상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용자 경험 하락과 엔시티피케이션 현상의 원인을 분석한다.
한때 인간의 창의력으로 가득했던 핀터레스트가 AI가 만든 저품질 '쓰레기' 콘텐츠에 잠식당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케이틀린 존스는 5년간 핀터레스트에서 레시피를 찾아왔지만, 최근 AI가 생성한 엉터리 레시피에 속아 맛없는 요리를 만든 뒤 앱을 삭제했다. 와이어드(WIRED) 보도에 따르면, 이는 핀터레스트가 직면한 더 큰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끝없는 광고와 '엔시티피케이션'의 늪
인터넷 플랫폼이 사용자를 외면하고 오직 수익만을 추구하며 점차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작가 코리 닥터로우는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이라 명명했다. 현재 핀터레스트 사용자들이 겪는 상황이 바로 이것이다. 핀터레스트는 2022년 말부터 'AI 기반 쇼핑 도우미'를 자처하며 광고를 대폭 늘렸다. 실제로 와이어드가 새 계정으로 '발레 펌프스'를 검색하자, 처음 노출된 핀 73개 중 40% 이상이 광고였다.
여기에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도구가 도입되면서, 저품질의 대량 생산 콘텐츠인 'AI 슬롭(AI slop)'이 피드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코넬 테크의 알렉시오스 만자를리스 이사는 이를 "강제로 먹여지는 맛없는 죽"에 비유하며, 이미지 중심인 핀터레스트가 비디오 플랫폼보다 AI 슬롭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유령 상점과 기괴한 레시피
문제는 단순한 이미지뿐만이 아니다. 사용자들이 AI 생성 이미지 핀을 클릭하면, 일반적인 내용의 목록형 블로그나 배너 광고로 가득 찬 페이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재닛 카츠는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찾던 중 의자가 물리 법칙을 무시하거나 커피 테이블 다리가 두 개뿐인 등 기괴한 이미지를 계속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를 "장식계의 언캐니 밸리"라고 표현했다.
더 심각한 것은 사기성 '유령 상점(ghost stores)'의 등장이다. 와이어드가 핀터레스트 광고 25개를 클릭해 본 결과, 대부분이 폐업을 이유로 대폭 할인 판매를 내세우는 가짜 웹사이트로 연결됐다. 이들 사이트는 물리적 주소가 없고, AI가 만든 듯한 사장 사진과 꾸며낸 이야기를 내세우는 공통점을 보였다. 핀터레스트 측은 와이어드의 지적 이후 15개의 사이트를 정책 위반으로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
사용자 불만과 미흡한 대응
인간 창작자들은 AI 슬롭에 자신들의 콘텐츠가 묻히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한 주얼리 제작자는 핀터레스트에서 월 페이지뷰가 5,000회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는 훨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핀터레스트는 사용자 불만에 대응해 AI 생성 콘텐츠임을 알리는 'Gen AI 라벨'을 도입하고, 관련 콘텐츠 노출을 조절하는 도구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 라벨은 피드에서는 보이지 않고 핀을 클릭해야만 나타나며, 광고에는 적용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핀터레스트의 주가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를 밑돌자 20% 급락했다. AI를 통한 수익화 전략이 오히려 플랫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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