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법원 불출석 급증, '재판 없는 추방' 명령으로 이어져

미국 이민법원 심리에 불출석하는 이민자 수가 최근 몇 년간 증가하면서, 정부가 이들을 즉각 추방하도록 명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NPR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하는 법원 심리에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이미 과부하 상태인 이민 시스템에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출석은 판사가 이민자의 변론을 듣지 않고 '궐석 추방 명령(in absentia removal order)'을 내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일단 이 명령이 내려지면, 해당 이민자는 이민 당국에 의해 언제든 구금 및 추방될 수 있으며, 이를 번복하기는 절차적으로 매우 어렵다.

미국 이민법상, 이민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예정된 심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판사는 피고인의 부재 상태에서 추방을 명령할 수 있다. 이는 수년간의 법적 다툼을 생략하고 즉각적인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조치다.

불출석률 증가의 원인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민자 옹호 단체들은 복잡한 행정 절차와 통지서 전달 실패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이들은 망명 신청자들이 주소지를 이전했거나, 언어 장벽으로 인해 법적 고지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비평가들은 망명 자격이 없는 이민자들이 추방을 피하고 미국 내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스템을 회피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민법원 불출석률 증가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수년간 누적된 이민 시스템의 과부하와 행정적 비효율성을 드러내는 지표일 수 있다. 수백만 건에 달하는 적체된 사건으로 인해 심리 날짜가 몇 년 뒤로 잡히는 상황에서, 당사자와 사법 시스템 간의 소통 단절은 예견된 결과일 수 있다. 이는 이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시스템 개혁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