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H 연구 보조금 이념적 거부 합의: 정치적 외압에 멈췄던 과학의 부활

실험실을 덮쳤던 정치의 그림자가 드디어 걷혔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월요일, ACLU(미국 시민자유연맹)는 연방 정부와의 소송에서 연구 보조금 심사 재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념적 잣대로 거부되었던 수많은 과학 연구들이 다시 공정한 심사대에 오르게 됐다.

NIH 연구 보조금 이념적 거부 합의 내용과 배경

이번 소송의 핵심은 국립보건원(NIH)의 보조금 신청이 과학적 전문성이 아닌 정치적 선호도에 따라 반려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정부는 기후 변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팬데믹 대비, 젠더 이데올로기 등 특정 주제를 '비선호' 카테고리로 분류해 연구비 지원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립선암 발병률 연구부터 항바이러스제 개발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가 중단되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미국 대법원은 이러한 정책이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결정이며, 행정절차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유지했다. 합의안이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NIH는 차단되었던 연구들에 대해 표준적인 동료 평가(Peer Review)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물론 자금 지원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념이 아닌 과학적 가치로 평가받을 기회가 열린 셈이다.

과학의 독립성을 향한 이정표

연구자들은 이번 합의를 과학적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한 중대한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정치 권력이 입맛에 맞는 연구만 골라 지원하는 전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 연방 기관들은 보조금 심사 과정에서 객관적인 지표와 전문가 검토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의무가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