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중계가 불러온 비극, 47세 가장이 크리스마스 직전 일가족에게 총구 겨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쌓인 선물들이 무색하게도, 플로리다의 한 가정은 단 한 판의 미식축구 경기 때문에 산산조각 났다. 12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폴크 카운티에서 월요일 밤의 풋볼 경기 중계권을 두고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이 일가족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으로 번졌다.

TV 리모컨 하나가 부른 참혹한 결과

폴크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의 발표에 따르면, 가해자 제이슨 케니(47)는 자택 뒤뜰 창고에서 술을 마시며 샌프란시스코 49ers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 집 안으로 들어온 그는 TV 채널 선택권을 두고 가족과 말다툼을 시작했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부인 크리스탈 케니(33)는 12세 아들에게 이웃집으로 도망쳐 신고하라고 소리쳤으나, 아들이 문을 나서는 순간 집 안에서는 총성이 울렸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살아남은 딸

현장에 출동한 보안관들은 머리에 치명상을 입은 크리스탈을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안방에서는 13세 의붓딸이 얼굴과 어깨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총알이 코 다리를 관통해 두개골 상단으로 빠져나가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의식을 유지하며 사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증언했다. 그레이디 저드 보안관은 이를 두고 "생존 자체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범행 직후 도주한 제이슨은 뉴욕에 있는 누나에게 전화해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고백한 뒤, 아버지의 소유지 내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집 안에서는 가해자의 코카인 재사용과 음주 문제를 지적하며 변화를 촉구하는 부인의 편지가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