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으로 '불쾌한 골짜기' 넘는다…AI 아바타 '레몬 슬라이스', 140억 투자 유치

어색하고 뻣뻣한 'AI 아바타'는 이제 그만

디지털 아바타 스타트업 레몬 슬라이스(Lemon Slice)가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생생한 영상 아바타를 생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공개하며 1050만 달러(약 14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금까지의 AI 챗봇과 에이전트가 대부분 텍스트 기반이었던 것과 달리, 레몬 슬라이스는 영상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차세대 AI 인터랙션을 목표로 한다.

이번 투자는 매트릭스 파트너스(Matrix Partners)와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주도했으며, 드롭박스 CTO 아라시 페르도시, 트위치 CEO 에밋 쉬어, 유명 DJ 듀오 체인스모커스 등이 참여했다. 2024년 리나 콜루치, 시드니 프리머스, 앤드류 와이츠가 공동 창업한 레몬 슬라이스는 기존 아바타 기술의 한계,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리나 콜루치 공동 창업자는 "기존 아바타 솔루션들은 섬뜩하고 뻣뻣해서 오히려 제품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몇 초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상호작용을 시작하면 매우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아바타 기술이 대중화되지 못한 핵심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자체 개발 '디퓨전 모델'로 차별화

레몬 슬라이스의 핵심 기술은 '레몬 슬라이스-2'라는 이름의 자체 디퓨전 모델이다. 이 모델은 200억 개의 파라미터를 사용하며, 단일 GPU 환경에서도 초당 20프레임(fps)으로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아바타 생성 후에는 배경, 스타일, 외모 등을 언제든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회사 측은 API와 임베디드 위젯 형태로 기술을 제공하며, 개발자들은 단 한 줄의 코드로 자신의 웹사이트나 앱에 이 기능을 통합할 수 있다. 아바타의 목소리는 음성 생성 AI 기업 일레븐랩스(ElevenLabs)의 기술을 활용한다. 현재 교육, 언어 학습, 이커머스, 기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거대 경쟁 속, '범용 모델'로 승부

디지털 아바타 시장은 이미 D-ID, 헤이젠(HeyGen), 신디지아(Synthesia) 같은 영상 생성 스타트업과 지니스(Genies), 소울머신(Soul Machine) 등 기존 강자들이 포진한 치열한 경쟁 환경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레몬 슬라이스의 범용 디퓨전 모델 접근법이 경쟁 우위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와이콤비네이터의 파트너 재러드 프리드먼은 "레몬 슬라이스는 비디오 디퓨전 트랜스포머라는 근본적인 머신러닝 접근법을 채택한, 내가 알기로는 유일한 회사"라며 "범용 모델이기에 발전 가능성에 한계가 없으며, 인간과 비인간 캐릭터 모두에 적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레몬 슬라이스는 이번 투자금을 엔지니어링 및 시장 진출 인력 채용과 모델 학습을 위한 컴퓨팅 비용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