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형선고' 셰이크 하시나 송환 딜레마…남아시아 지정학 시험대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의 신병 인도를 인도에 공식 요청하면서, 인도가 복잡한 법적·외교적 딜레마에 빠졌다. 한때 긴밀했던 동맹의 운명을 결정해야 하는 인도의 선택은 남아시아의 지정학적 지형을 바꿀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국제범죄재판소(ICT)는 2024년 11월 17일, 하시나 전 총리가 2024년 7-8월 학생 시위 당시 저지른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무함마드 유누스가 이끄는 과도정부는 11월 21일, 양국이 2013년 체결한 범죄인 인도 조약에 근거해 하시나의 송환을 공식 요청했다.

인도 정부는 송환 요청을 접수했으며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방글라데시 측은 조약에 따라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을 절차에 맞춰 돌려보낼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도는 즉답을 피하며 법적, 윤리적, 지정학적 함의를 저울질하고 있다.

인도의 1962년 범죄인 인도법은 송환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한다. 인도 외교부가 요청을 검토한 후, 치안판사가 사건을 심리해 '일응의 이유(prima facie)'가 성립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즉, 해당 범죄가 인도에서 발생했더라도 재판에 회부할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러나 하시나 전 총리의 송환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장애물이 존재한다. 첫째는 사형 선고 그 자체다. 인도법과 국제인권규범은 사형 집행 가능성이 있는 개인의 송환을 엄격히 제한한다. 인도는 과거에도 인도주의적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범죄인의 인도를 거부한 전례가 있다. 둘째는 '정치적 성격의 범죄' 여부다. 만약 인도가 하시나에 대한 혐의가 정치적 박해의 성격을 띤다고 판단할 경우, 송환을 거부할 수 있는 명백한 법적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