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원 증발한 크리스마스 연휴: 독일 겔젠키르헨 은행 강도 사건 2025

영화 속 '오션스 일레븐'이 현실에서 재현됐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독일 서부의 한 은행 금고가 털려 최대 1억 500만 달러(약 1,360억 원)에 달하는 금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 통신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은 치밀한 계획 하에 콘크리트 벽을 뚫고 침입해 수천 개의 개인 금고를 강제로 개방했다.

독일 겔젠키르헨 은행 강도 사건 2025 수법과 전말

범행 장소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겔젠키르헨 시에 위치한 스파르카세(Sparkasse) 은행 지점이다. 범인들은 인접한 주차 차고에서 대형 드릴을 사용해 은행 금고실의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관통했다. 경찰은 이들이 크리스마스 휴무로 상점들이 문을 닫은 며칠 동안 건물 내부에 머물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3,250개의 고객 금고 중 95%가 넘는 금고가 파손되었으며, 내부에 보관된 현금, 금, 보석 등이 대거 도난당했다.

도난 사실은 월요일 새벽 화재 경보가 울리면서 뒤늦게 확인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은 금고로 이어지는 거대한 구멍을 발견했다. 목격자들은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밤에 주차장 계단에서 커다란 가방을 옮기는 남성들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보안 카메라에는 복면을 쓴 인물들이 탑승한 검은색 아우디 RS 6 차량이 월요일 이른 아침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차량의 번호판은 약 200km 떨어진 하노버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규모와 분노한 예금주들

경찰 대변인 토마스 노바칙은 피해액이 1,000만 유로에서 최대 9,000만 유로 사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 금고의 평균 보험 가입 금액은 약 10,000유로 수준이지만, 많은 피해자가 보험 한도를 훨씬 초과하는 자산을 보관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요일 은행 앞에는 수백 명의 고객이 모여 강력히 항의했으며, 일부 직원에 대한 위협이 발생해 지점은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