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행의 끝, FaZe Clan 핵심 멤버 전원 탈퇴로 본 인플루언서 제국의 위기

악수는 했지만 주먹은 쥐고 있었다. 14년을 함께한 개척자들이 e스포츠의 상징 FaZe Clan을 동시에 떠났다.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FaZe Clan 웹사이트에 등재된 6명의 핵심 인플루언서 전원이 경영진과의 계약 협상 결렬을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다.

갈등의 핵심: '인형극'과 '지속 불가능성'의 충돌

이번에 팀을 떠나는 멤버는 Adapt, Jason, Ronaldo, Lacy, Rage, Silky로, 사실상 브랜드의 얼굴 역할을 해온 로스터 전원이다. 특히 14년간 활동해온 Adapt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삶의 절반 이상을 보낸 팀을 떠나는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이번 결정이 불가피했음을 시사했다. 일부 탈퇴 멤버들은 경영진의 통제 아래 자신들이 마치 '꼭두각시'처럼 느껴졌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FaZe Clan의 CEO 맷 칼리시(Matt Kalish)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재무 구조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들이 주변의 조언으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이들이 없어도 그룹을 계속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본에 먹힌 e스포츠 아이콘의 몰락

FaZe Clan은 2022년 상장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주목받았으나, 실적 부진으로 인해 2023년 게임스퀘어(GameSquare)에 단돈 1,700만 달러에 인수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후 새로운 투자사인 하드스코프(HardScope)와 수익 배분을 두고 지난 6개월간 협상을 벌여왔으나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