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설욕, 잉글랜드 크리켓이 멜버른에서 거둔 4위켓 차 승리

15년의 기다림이 단 이틀 만에 끝났다. 잉글랜드 크리켓 대표팀이 2025년 12월 27일, 호주 멜버른 크리켓 경기장(MCG)에서 열린 애서스(Ashes) 4차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4위켓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는 잉글랜드가 호주 원정에서 201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테스트 매치 승리다.

이틀 만에 무너진 36개의 위켓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불과 이틀 만에 승부가 갈리는 이례적인 양상으로 전개됐다. 경기 첫날에만 20개의 위켓이 무너졌고, 이틀 동안 총 36개의 위켓이 떨어졌다. 이는 1909년 이후 애서스 테스트 첫날 기록된 최다 위켓 탈락 기록을 경신한 수치다.

잉글랜드는 175점의 목표 점수를 쫓는 과정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제이콥 베델의 40점과 잭 크롤리의 37점 활약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다. 결국 해리 브룩과 제이미 스미스가 마지막 득점을 올리며 92,045명의 관중 앞에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피치 논란과 잉글랜드의 투지

이번 경기는 경기장 상태에 대한 논란을 낳았다. 10mm 두께의 잔디가 깔린 피치는 투수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호주의 주장 스티브 스미스는 타자들에게 불공평한 조건이었다고 지적하며, 양 팀 합쳐 이틀 만에 경기가 끝난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잉글랜드의 벤 스톡스 주장은 팀의 용기를 높게 평가했다. 이전 3차전까지의 패배와 선수단의 기강 해이 논란 등 안팎의 압박 속에서 거둔 승리이기에 더욱 값지다는 분석이다. 잉글랜드는 이번 승리의 기세를 몰아 시드니에서 열릴 마지막 5차전에 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