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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AUKUS), 일본과 손잡다: 인도-태평양 '기술 동맹'의 탄생과 지정학적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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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AUKUS), 일본과 손잡다: 인도-태평양 '기술 동맹'의 탄생과 지정학적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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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KUS의 일본 참여 검토는 단순한 군사 협력을 넘어, 중국 견제를 위한 '기술 동맹'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인도-태평양 지정학 지도가 어떻게 바뀔지 분석합니다.

왜 지금 이 뉴스가 중요한가

미국·영국·호주 3자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필러 2(Pillar 2)' 첨단 기술 프로젝트에 일본의 참여를 공식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군사 협력 확대를 넘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기술·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요약

  • 기술 동맹으로의 진화: 오커스는 핵잠수함 공유(필러 1)를 넘어, AI, 양자컴퓨팅, 사이버 등 첨단 기술 공동 개발(필러 2)로 확장하고 있으며, 일본의 합류는 이 기술 동맹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이번 움직임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기술적 팽창에 맞서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하게 엮으려는 명백한 전략적 포석입니다.
  • 일본의 안보 정책 대전환: 평화헌법의 제약을 넘어 군사적 역할을 확대해 온 일본에게 오커스 참여는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를 향한 여정의 결정적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심층 분석: 단순한 군사 협력을 넘어선 '기술 동맹'

AUKUS 필러 2란 무엇인가?

AUKUS는 두 개의 기둥(Pillar)으로 구성됩니다. 필러 1은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면 필러 2는 훨씬 광범위합니다. 이는 인공지능(AI), 양자 기술, 사이버 안보, 극초음속 무기, 전자전 등 8개 핵심 분야의 첨단 방위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미래 전쟁의 승패를 가를 '게임 체인저' 기술 분야에서 서방의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왜 일본인가?: 전략적 퍼즐의 완성

AUKUS가 첫 협력 파트너로 일본을 고려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 기술력: 일본은 로봇, 소재 과학, 양자 컴퓨팅, 우주 기술 등 필러 2가 요구하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지정학적 위치: 동중국해와 대만 해협에 인접한 일본의 지리적 위치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견제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강력한 미일 동맹: 일본은 이미 미국과 깊은 군사 동맹 관계를 맺고 있어, 정보 공유나 기술 협력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주요국들의 셈법: 동상이몽과 지정학적 파장

미국·영국·호주는 일본의 참여를 통해 부족한 R&D 역량과 자원을 보충하고, 대중국 압박 전선을 아시아로 넓히는 효과를 기대합니다. 특히 미국은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화하여 자국의 부담을 줄이는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를 '아시아판 나토(NATO)'의 확장 시도이자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신냉전적 사고'라며 강력히 반발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드는 행위"라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향후 중국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러시아 등과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과 아세안(ASEAN) 국가들은 복잡한 입장에 처했습니다. 미국과의 동맹,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오커스의 확장은 이들 국가에게 미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역내 군비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PRISM Insight: '방산 기술' 공급망의 재편과 새로운 시장

이번 결정의 가장 큰 파급 효과는 군사·안보 영역을 넘어 글로벌 방산 기술 공급망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일본의 오커스 참여는 미쓰비시 중공업, NEC와 같은 일본의 방산 대기업뿐만 아니라, 첨단 소재, 반도체, AI 분야의 숨은 강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입니다.

이는 '기술'이 안보의 핵심 자산이 된 시대를 상징합니다. 이제 국가 안보는 단순히 탱크와 전투기의 숫자가 아니라, 양자 레이더를 무력화할 수 있는지, AI 기반 무인 드론 편대를 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AUKUS 필러 2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만의 '기술 패권 클럽'으로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방산주를 넘어, 사이버 보안, 양자 컴퓨팅, 우주항공, AI 소프트웨어 등 '듀얼유스(dual-use, 군민양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결론: 새로운 냉전의 서막, 기술 블록화 시대

일본의 오커스 참여 검토는 단순한 회원국 추가가 아닙니다. 이는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진영과 중국 주도의 권위주의 진영 간의 대립이 '기술 블록화'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핵잠수함이라는 하드웨어에서 시작된 오커스가 이제는 AI와 양자 기술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경제 질서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지정학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각국은 생존을 위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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